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최강 슬로푸드 ‘건정’ 아시나요?

등록 2018-11-15 16:31수정 2018-11-15 20:23

남해의 바람과 햇볕, 소금이 빚은 생선 음식
천일염에 절이고 6m 장대 매달아 한달 말려
민어·참숭어·농어·우럭 등 고급 생선 사용
국·찜·전·구이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 활용
천일염에 절인 뒤 높은 장대 위에 매달아 햇볕과 바람에 말린 생선인 ‘건정’ 신안건정어조합법인 제공
천일염에 절인 뒤 높은 장대 위에 매달아 햇볕과 바람에 말린 생선인 ‘건정’ 신안건정어조합법인 제공
최강 슬로푸드 ‘건정’을 아십니까?

‘건정’은 호남의 해안 지방에서 오래 전부터 구전으로 내려온 전통 방식의 말린 생선을 이른다. 남도의 토속 방언이라 사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일부에선 ‘간장(간하여 저장함)’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호남의 섬 주민들은 갓 잡은 생선을 3년 이상 된 천일염에 절인 뒤 6m 높이의 장대 꼭대기에 매달아 바람과 햇볕에 30~40일 동안 노출해 말린 뒤 귀한 음식 재료로 써왔다. 건정에 적합한 종은 말리면 쫄깃함이 더해지는 민어·참숭어·농어·우럭 등이다. 병어와 돔은 건정으로 만들기 어렵다. 건정은 간국뿐 아니라 찜·탕·전·구이·튀김·절임 등에 두루 활용된다.

‘하늘 물고기’로도 불리는 ‘건정’ 신안건정어조합법인 제공
‘하늘 물고기’로도 불리는 ‘건정’ 신안건정어조합법인 제공
특히 신안군 증도와 지도 일대에서 잡힌 민어로 만든 건정은 으뜸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쌀뜨물에 말린 민어를 넣고 끓여낸 간국은 개운함과 담백함이 다른 국에 비견할 수 없다.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도 민어를 두고 “맛이 연하고 달아서 날로 먹으나 익혀 먹으나 좋다. 말린 것은 더욱 몸에 이롭다”고 적었다. 잘 말린 민어는 항아리에 보리와 함께 넣어 보관했다. 보리는 눅눅한 장마에 습기를 조절하는 구실을 했다.

전남 신안군이 15일 건정의 가치를 탐색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훈제 연어와 말린 대구 등으로 명성을 얻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공유하고, 전통식품인 신안 건정의 유통 방안을 탐색했다. 이미 신안에서는 2010년부터 증도면 장고리를 중심으로 건정 연구회를 만들어 건정의 유래와 가치, 상품 개발 등을 논의해왔다. 이들은 국제슬로시티,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청정지역의 자연식품인 건정이 슬로푸드로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영업 신안건정어조합법인 대표는 “최근 건정이 생선이나 육류보다 영양이 뛰어나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건정은 말리는 과정에서 머리·몸통·꼬리 등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포장과 이동이 수월하다. 간편식과 기내식, 가정식, 건강식 등으로 보급되도록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