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경남 진주에서...여성은 2시간 만에 풀려나
558만원 빼앗아 달아났다가 강원랜드에서 붙잡혀
2인조 강도가 지난 23일 저녁 ㄱ씨를 납치하는 장면. 납치 현장 근처에 있던 폐회로텔레비전에 이 장면이 찍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는 2인조 강도에게 30대 여성이 납치됐다가 2시간여만에 풀려났다. 5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강도들은 범행 사흘 뒤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하다가 붙잡혔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27일 ㄱ(39·여)씨를 납치해 2시간여 동안 끌고 다니며 558만원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특수감금)로 김아무개(36)씨와 임아무개(37)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와 임씨는 지난 23일 저녁 6시께 경남 진주시의 직장에서 퇴근해 자신의 승용차에 타려던 ㄱ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승용차 뒷좌석에 태워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ㄱ씨에게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2장을 빼앗아 인근 은행에서 558만원을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ㄱ씨가 반항하지 못하도록 유리 테이프로 손발을 묶고, 앞을 보지 못하게 옷으로 얼굴을 가린 뒤 끌고 다녔다. 이들은 2시간가량 ㄱ씨를 끌고 다니다가 범행 현장에서 10㎞ 정도 떨어진 농로에 ㄱ씨와 승용차를 내버려두고, 그곳에 미리 주차해뒀던 자신들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강도에게서 풀려난 ㄱ씨는 직접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이날 저녁 8시30분께 경찰 치안센터를 찾아가 신고했다. 경찰은 납치현장과 은행 등의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분석해 김씨와 임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끝에 범행 사흘 뒤인 지난 26일 저녁 6시께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하고 있던 이들을 붙잡았다. 검거 당시 이들이 가진 돈은 30여만원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된 바로는 김씨와 임씨는 고향 선후배 사이로, 피해자 ㄱ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임씨는 단지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인적이 드문 시골 지역에서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젊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물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27일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