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계성고분군’ 전경. 경남 창녕군 계성면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은 낮은 구릉에 조성돼 있다. 경남도 제공
경상남도 기념물인 ‘창녕 계성고분군’의 국가사적 승격지정이 추진된다.
문화재청은 9일 “경남 창녕군 계성면 영축산에서 서쪽으로 뻗은 낮은 구릉 23만2840㎡에 조성된 261기의 고분군인 ‘창녕 계성고분군’을 경남도 기념물에서 국가사적으로 승격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창녕 계성고분군은 5~7세기 이 지역에서 가야의 성립·발전·쇠퇴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라고 밝혔다.
창녕 계성고분군은 1917년 조선총독부가 고분분포도를 처음 작성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문화재관리국이 67년 5호분, 영남대 박물관이 68~69년 1호분과 4호분,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2013~2018년 2호분·3호분·156호분을 발굴조사했다. 경남도는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3호로 지정했다.
발굴조사 결과, 창녕 계성고분군은 5~7세기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조 집단은 경남 창녕지역에 자리잡았던 비화가야의 초기 중심세력으로서, 화려한 장식마구와 금동관 등이 출토된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을 조성한 세력에 앞서 창녕지역 중심세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덤 구조는 구덩식 돌덧널(석곽)무덤인데, 무덤 덮개로 나무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나 덧널(목곽)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덤에서는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 긴목항아리, 통 모양 그릇받침 등 토기류, 금제 귀걸이, 은제 허리띠장식 등 장신구류, 말띠드리개와 발걸이, 말안장 꾸미개 등 마구류, 무기류 등이 출토됐다.
‘창녕 계성고분군’ 1호분에서 출토된 토기. 경남도 제공
경남도 가야사연구복원추진단은 “창녕 계성고분의 국가사적 승격 추진은 경남도가 진행하고 있는 가야유적 국가사적 승격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국가사적 승격이 성사된다면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사적 승격 여부는 30일 동안 국가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가야는 단일국가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기원 전후 한반도 남부지방에서 태동해서 562년 대가야가 멸망할 때까지 고구려·백제·신라 등 3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12개 이상 작은 나라들로 이뤄져 있었다. 현재 가야 고분은 780여곳에서 수십만기가 확인된다. 문화재청은 내년 7월 가야 고분군 중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할 최종대상을 선정해, 202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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