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내항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인 ‘사일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가 그려져 있다. 자전거를 탄 채 황금 들판 옆을 달리는 소년의 모습과 성장 과정을 의미하는 문구도 16권의 책 제목으로 그려져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흉물’로 인식됐던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인 인천내항 ‘사일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인천시는 영종도스카이 75골프클럽(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연습장), 영종대교 휴게소 내 포춘베어(세계에서 가장 큰 철제 조각품)와 함께 3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인천시는 인천내항 7부두에 있는 사일로 슈퍼그래픽이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됨에 따라 17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현판식을 열었다. 1979년 건립된 사일로는 곡물저장용 산업시설로, 그동안 거대한 규모와 투박한 외관 탓에 위압감을 주며 위험시설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재)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한국티비티(TBT)는 이런 인식을 개선하고자 협업해, 아파트 22층 높이(둘레 525m, 높이 48m)에 이르는 사일로 외관에 그래픽을 덧입혔다.
인천내항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인 ‘사일로’에 17일 어른으로 성장해 수확한 밀을 들고 책 밖으로 걸어나오는 이의 모습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100일 동안 전문인력 22명을 투입해 슈퍼그래픽 디자인을 완성했으며, 사용된 페인트양만 86만5400리터에 달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5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절반씩 부담했다. ‘거대한 책, 그리고 성장’이라는 주제로 소년이 책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책 표지 형태로 형상화했다. 특히 곡물 보관 시설의 특성을 고려해 소년이 밀을 심고, 추수하는 과정을 4계절의 변화로 풀어냈다.
그래픽은 사일로를 둘러싸고 있는 외벽 면적 2만5천㎡에 적용됐으며, 기네스북에는 구조물을 제외한 순수 면적 2만3688.7㎡의 기록으로 등재됐다. 이 기록은 이전 기록인 미국 콜로라도 푸에블로 제방 프로젝트(1997년 등재)의 1.4배나 되는 면적이다.
인천내항 곡물저장용 산업시설인 ‘사일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가 그려져 있다. 인천/백소아 기자
시 관계자는 “아름다운 공장, 산업단지 디자인거리 조성 등 인천의 노후 산업시설 환경개선사업이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통령 기관표창 3회 수상 달성과 세계 최고 권위 디자인상인 독일 아이에프(iF)어워드를 수상했다”고 말했다.
인천/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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