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로 체포돼 수사를 받던 용의자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전남 해남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아침 6시21분께 유치장에 구금돼 있던 김아무개(59)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에 의해 16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유치장 내부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18일 해남 간척지 공사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장아무개(58)씨를 살해하고 주검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사장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차량으로 공사장에 들어갔다 잠적한 김씨를 추적해 27일 광주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가 장씨의 전화 개설과 대출 알선 등을 한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해왔다.
하지만 김씨는 전날 1차 조사 때 범행을 모두 부인했고, 이날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용건 해남경찰서 수사과장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당시 유치장 근무자들의 과실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경찰청은 이날 유치장 근무자 2명을 대기 발령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김씨가 이날 오전 4시57분 화장실로 들어가 5시3분까지 움직임이 없어 센서등이 꺼졌는데도 내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폐회로텔레비전에는 이들이 근무를 소홀히 한 채 졸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또 김씨를 입감할 때 점퍼 하단에 들어있던 끈을 회수하지 않은 잘못도 확인됐다.
전남경찰청 쪽은 “추가로 업무 과실 등을 파악해 엄중하게 조처하겠다. 앞으로 이런 유치장 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무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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