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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재두루미 도래지에 두루미 대거출현 왜?

등록 2019-01-02 17:25수정 2019-01-02 20:31

파주 민통선지역 평소 2배 넘는 50여마리 관측
연천환경단체 “군남댐 담수로 장군여울 잠긴 탓”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지역인 임진강 하구에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한 가족이 지난 1일 아침 우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지역인 임진강 하구에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한 가족이 지난 1일 아침 우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안 임진강 하구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가 대거 몰려왔다. 지난 1일 오전 잇따른 한파로 곳곳이 꽁꽁 언 파주시 군내면 해마루촌 앞 임진강 하구에는 두루미 12마리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30여마리와 함께 물이 얕게 흐르는 강 한복판에서 평화롭게 노닐었다. 길조로 꼽히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우아한 자태와 날갯짓을 보던 탐조객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파주와 연천지역 환경단체의 설명을 들어보면, 한해 평균 재두루미 200여마리가 이곳 파주 장단반도 일대를 찾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두루미는 20여마리에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두루미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 지난달 파주환경운동연합의 자체 조사 결과 평소의 2배가 넘는 50마리 이상이 이 일대에서 관측됐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하구에서 재두루미와 두루미 30여마리가 뒤섞여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하구에서 재두루미와 두루미 30여마리가 뒤섞여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두루미가 급증한 것과 관련해 환경단체들은 연천 군남댐 홍수조절지가 담수를 시작해 서식지인 장군여울이 물에 잠기자 일부 가족이 파주 장단반도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두루미는 연천 민통선지역인 장군여울과 빙애여울에서 1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수백마리가 머물러왔다. 지난해 2월엔 373마리가 관측되기도 했다.

빙애여울과 장군여울은 물이 얕고 물살이 강해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주변에 율무밭 등 먹이가 풍부한데다, 민통선 지역이라 사람의 방해도 받지 않아 천혜의 두루미 서식지로 꼽혀왔다. 섬 형태여서 삵 등 외부 천적으로부터 공격받을 위험도 적다.

하지만 2013년말 군남댐 홍수조절지가 건립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봄철 농업용수를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겨울철 군남댐에 물을 가두면서 상류쪽으로 1.5㎞ 떨어진 장군여울에 더는 두루미가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이후 빙애여울 만이 유일하게 서식지 구실을 해 두루미가 장단반도까지 흩어졌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한 가족이 경기도 파주 임진강 하구에서 비행하고 있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한 가족이 경기도 파주 임진강 하구에서 비행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겨울철 담수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석우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홍수조절용 댐인데도 물을 가둬 두루미의 최대 서식지인 장군여울을 파괴했다. 담수를 하더라도 최소한 여울은 남겨놔 장군여울이 제 모습을 찾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임진강 수생태계의 최대 위협은 군남댐”이라며 “겨울철 담수로 여울이 잠겨 두루미가 살 수 없고, 봄에 아랫쪽 찬물을 일시 방류해 웅어 등 산란철 물고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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