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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광화문광장 앞에 ‘3개의 큰산’

등록 2019-01-23 04:59수정 2019-01-25 13:37

교통 체증·동상 이전·상징축 비대칭화 논란
왕복 10차로→6차로로 축소…교통 체증 큰 우려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도 논란거리
한쪽으로 치우친 광장·도로…상징축 무너뜨려
서울시가 지난 21일 세종문화회관 앞 찻길 등을 광장으로 조성해 지금보다 3.7배 넓은 새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새 광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찻길 축소에 따른 교통 체증과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 이전 논란, 세종문화회관 쪽에 치우친 광장 조성에 따른 국가 상징축 비대칭 우려가 대표적이다.

■ 문제점1. 차로 축소에 따른 교통 정체

당선작인 ‘딥 서피스’ 안대로라면, 지금 왕복 10차로인 세종대로는 왕복 6차로로 좁아진다. 사직로와 율곡로를 직선으로 잇는 경복궁 앞 찻길인 광화문 교차로는 광장으로 조성돼, 차는 정부서울청사 뒷길과 청사 건너편 광화문시민열린마당 뒷길로 우회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지금도 교통 정체가 빚어지는 상황에서 광화문 일대의 차량 정체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신해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역사도심의 교통정책 방향과 교통대책’ 연구 결과를 보면, 현재 광화문 교차로의 평균 지체 시간은 차량 1대당 66.7초, 세종대로는 53.5초다. 그러나 설계안대로 광화문광장이 넓어지면 이 시간이 각각 119.9초, 100.3초로 약 2배 길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 지체 시간이 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정차할 수 있는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되레 더 많은 교통 수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문제점2. 이순신·세종 동상 이전 텅 빈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제시된 동상 이전도 논란거리다. 관련 안이 나오자, 보수진영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어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민들 곁을 지킨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의 상징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국민적 의견수렴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결정된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두 동상 이전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세종대왕 동상만이라도 이전을 검토하자는 제안도 있다. 국제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을 맡은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은 2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은 이미 세운 지 50년이 지나서 그것이 중요한 도시 공간 일부가 돼 있어 그 기억도 소중하니까 그것을 존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심사위원단에서 권고했다”면서도 “세종대왕 동상은 광장이 동상을 위해서 있는 부속 공간처럼 돼 있기 때문에 옮길 가치가 있는지를 논의할 만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배치도. 서울시 제공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배치도. 서울시 제공
■ 문제점3. 국가 상징축의 비대칭화

새 광화문광장이 세종문화회관쪽에 치우쳐 조성되면서 경복궁-광화문-숭례문으로 이어지는 국가 상징 중심축이 비대칭적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차로를 전면 지하화 하고 지상을 모두 광장으로 조성하는 안 대신 차로 일부를 교보빌딩 앞으로 남기는 안이 채택되면서 광장의 모습이나 숭례문에서 이어지는 차로가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이 됐기 때문이다.

이경훈 국민대 교수는 “광장의 북쪽 끝에 경복궁이 산을 배경으로 있다. 그 강력한 시각적 축을 대칭으로 해서 광장과 주변 건물의 연결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광장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어정쩡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처럼 양쪽으로 광장을 형성하고 한가운데 차로를 배치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세종문화회관 쪽뿐 아니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쪽에도 광장이 생긴다. 특히 동쪽엔 케이티, 교보빌딩,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이 있고, 미국 대사관 건물도 곧 환수될 예정이어서 광장과 건물 사이에서 시민들의 활발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서쪽으로 치우친 광장이 결정됨으로써 이런 가능성은 사라졌다.

채윤태 김규원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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