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에서 취학 연령인 쌍둥이 남자아이들의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전남도교육청과 영암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영암군 삼호읍 대불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쌍둥이 형제가 지난 3일 입학생 예비소집에 불참했고, 3주가 지난 이날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7일 소집에 응하지 않은 김군 형제의 소재를 파악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주민등록에 있는 주소지 주변을 탐문하고, 쌍둥이의 부모한테 연락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과 출입국관리소의 기록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가족은 애초 주소지에 거주한 사실이 없었다. 미혼 상태로 쌍둥이를 출산한 친모는 자신의 연고지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모 김아무개(28)씨는 지난 18일 전화로 “아빠가 키우고 있다. 아빠한테 연락하게 하겠다. 아빠 이름과 주소는 오래돼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뒤 21일부터 휴대전화를 끄고 종적을 감췄다고 경찰은 전했다. 쌍둥이는 출생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외국으로 나간 기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쌍둥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소재 확인을 거부하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방임·정서적 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으나 친모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치형 영암경찰서 수사과장은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고지인 일산을 중심으로 부모를 찾은 뒤 쌍둥이의 소재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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