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국토관리청이 2010년부터 5814억원을 들여 길이 10.8㎞, 너비 11.5m, 왕복 2차로 규모로 완공한 천사대교 신안군청 제공
설을 앞두고 전남 신안에 천사대교가 임시로 개통됐다. 10년 공사 끝에 완공한 10㎞ 바다 교량이다. 이 다리는 압해도~암태도를 잇는 연도교지만 이 연결로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등 섬 5곳을 동시에 연결해 서부 남해안에 대변화를 몰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일부터 7일까지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천사대교를 임시로 개통한다고 밝혔다. 섬 귀향객이 편하게 고향을 오가도록 지원하고, 완공된 다리의 안전과 운영을 점검하기 위한 조처다. 신안군 김영택 기획담당은 “군 지역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대동맥이 뚫렸다. 목포~암태, 광주~암태를 잇는 버스 교통 체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정식 개통은 오는 3월로 예상된다.
이 다리는 2010년부터 5814억원을 들여 길이 10.8㎞, 너비 11.5m, 왕복 2차로 규모로 건설됐다. 다리 길이만 7.22㎞로 국내에서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4번째로 길다. 또 하나의 다리에 사장교(기둥에 줄을 연결한 다리)와 현수교(줄에 줄을 연결한 다리)를 함께 넣어 독특한 미관을 연출했다. 이 다리는 압해도 쪽에서 현수교~접속교~사장교를 거쳐 암태도 쪽으로 이어진다. 현수교 구간은 길이 1750m, 주탑 높이 164m, 주탑 거리 650m인 3주탑 형식이어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사장교 구간은 길이 1004m, 주탑 높이 195m, 주탑 거리 510m인 2주탑 방식이다. 이 다리의 명칭은 애초 새천년대교로 붙여졌으나 지난 9월 말 공모를 통해 섬 1004개로 구성된 신안을 상징하는 천사대교로 바뀌었다.
천사대교가 개통하면서 신안군의 읍·면 14곳 가운데 7곳이 사실상 육지가 됐다. 바람과 안개 때문에 한해 110일가량 뱃길이 끊겼던 자은 암태 팔금 안좌 등 4개 섬의 주민은 근심을 덜게 됐다. 이들 4개 섬은 뱃길로 60분이 걸렸으나 이제 차량으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더불어 여객선이 암태 남강항과 안좌 복호항으로 전진 배치되면서 비금, 도초, 하의, 장산 등으로 가는 뱃길도 1시간 안으로 짧아지게 됐다.
주민들은 천사대교 개통을 낙후에서 벗어날 계기라며 반기고 있다. 우선 뱃길을 이용했던 연인원 60만명이 날씨가 나빠도 근심없이 육지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됐다. 통행시간은 평균 50분씩 단축되고, 통행비용이 매회 2만9600원 줄어들어 연간 666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군은 기대했다.
신안군과 전남도는 접근성이 향상돼 관광객 500만명 시대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관광 육성과 소득 향상을 포함한 발전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천사대교는 신안군 전역과 육지를 잇는 연륙교 성격이 강하다. 섬 주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됐다. 이를 교두보로 삼아 경찰 소방 등 민생기관 이전과 농수산물 판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