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성 작가가 만든 일러스트 <제암리학살과 스코필드>.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제공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캐나다인 5명을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특별전시회 ‘한국의 독립운동과 캐나다인’을 오는 23일부터 3월31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1층 시티갤러리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전시는 한국의 독립정신을 지키고 의료 봉사, 학교 설립 등 우리나라 발전에 힘을 보탠 캐나다인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와 캐나다 대사관이 공동 주최하고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와 키아츠(KIATS, 한국고등신학연구원)가 주관한다.
1960년 스코필드 박사와 제암리 유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제공
이번 전시회에는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가 촬영한 독립만세를 외치는 한국인들의 행진 사진과 글, 영상 등을 포함해 작품 50점이 전시된다. 3·1 만세운동을 세계에 알린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1889~1970)는 캐나다 출신 수의사였지만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한국에 왔다. 그는 한국어를 공부해 선교사 자격을 받았고 ‘석호필’이란 한국 이름도 썼다. 그는 3·1운동 때 독립운동 현장을 사진으로 해외에 알려 ‘민족대표 34인’으로 불렸다. 제암리 학살사건 등 일제의 만행도 세계에 알렸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가 윤보선 대통령과 흥국직업훈련학교에서 찍은 사진. 호랑이스코필드기념사업회 제공
또한 종군기자로 한국에 와 의병활동을 취재하고 독립운동을 후원한 언론인 프레드릭 맥켄지(1869~1931), 함경북도 성진에 학교·병원·교회 등을 설립해 애국계몽운동을 한 로버트 그리어슨(1868~1965), 중국에서 독립만세운동 사상자를 치료하고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개최한 길림성 제창병원장 스탠리 마틴(1890~1941), 명신여학교를 설립해 여성 교육에 힘쓴 아치발드 바커(?~1927)도 전시회에서 재조명 된다.
오는 26일에 열리는 전시회 개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 딘 케빈 스코필드, 마이클 대나허 주한 캐나다 대사 등이 참석한다. 박원순 시장은 “국적을 떠나 인도주의로 한 민족을 보듬은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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