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돌 신춘음악회-대한독립의 꽃, 유관순’ 공연을 기획한 전남 나주의 풀뿌리 문화운동단체 ‘무지크바움’ 조기홍 대표.
전남 나주의 풀뿌리 문화운동단체가 역사적 사실을 음악을 통해 널리 알리는 공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문화공동체 무지크바움은 새달 1일 저녁 7시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대한독립의 꽃, 유관순’ 부제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나주시가 후원한다. 김종·전숙 시인이 헌시를 낭독하고, 김경림(소프라노)·양현애(소프라노)·최동규(테너)·민덕홍(바리톤), 성악앙상블 슈테르네가 가곡과 아리아를 들려준다. 또 나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새야새야 파랑새야’와 ‘엄마야 누나야’를 노래한다. 마지막엔 연주자와 관객들이 ‘3.1절 노래’를 함께 부른다.
독일어로 ‘음악 나무’라는 뜻인 무지크바움은 2004년 나주 출신인 조기홍(64) 대표가 문을 열었다. 조 대표는 “오래 전부터 오디오를 좋아해 취미로 음악을 즐기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음악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문화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데 봉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지크바움은 2008년부터 ‘엄마야 누나야’의 작곡자이자 나주 출신의 월북 음악인 안성현(1920~2006)을 기리는 ‘안성현현대음악제’를 10년간 해왔고, 2008년 클래식 애호가 저변을 넓히기 위해 시작한 ‘하우스 콘서트’도 111회까지 진행했다.
지난 2018년 9월 전남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헌정 음악회’ 공연 장면. 무지크바움 제공
무지크바움은 해마다 1929년 학생독립운동이 시작됐던 옛 나주역에서 음악회를 열어 시민들의 역사의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2018년 10월 나주역 공연 장면. 무지크바움 제공
지난해 5월엔 5·18광주민중항쟁 38돌 기념음악회에서 창작오페라 <무등둥둥>(김선철 작곡)의 주요 아리아를 선보였다. 2016년 10월부터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 즈음에 그 발단이 됐던 옛 나주역에서 헌정음악회를 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세월호 희생자 등을 위한 추모 음악회도 열었다.
무지크바움은 음악 전문가와 애호가 등 20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선철 광주대 겸임교수가 무지크바움 음악감독으로 창단 때부터 힘을 보태고 있다. 무지크바움 챔버 오케스트라와 무지크바움 모던 앙상블은 시민들을 찾아 공연 무대에 선다. 2016년엔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교생까지 60여 명이 참여하는 무지크바움 유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해마다 ‘꿈나무 콘서트’를 연다.
조 대표는 “지역에 사는 아이들도 음악 교육만큼은 도시 아이들과 평등하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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