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돌 기념 동영상을 제작한 전남 광양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이 ‘두발 검사’, ‘애국 조회’ 등 교실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없애기로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1일 3·1운동 100돌을 맞아 학교 안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우선 친일인사가 작곡한 교가, 친일 행위자 조형물, 일본말 교육 용어, 억압적 통제 관행 등을 조사한다.
이를 위해 역사·음악·미술 교원을 중심으로 전담반을 꾸린다. 이들은 개학 이후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사가 작곡하거나 작사한 교가가 있는지 현황을 파악한다. 이어 해당 학교가 교체를 희망하면 작곡과 편곡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일본인 교원이나 친일 행위자를 기리는 흉상, 사진, 건물, 표지 등 조형물이나, 친일인사의 이름을 붙인 기념관이 있는지를 조사해 교체할지 공론화하기로 했다.
학교 문화와 용어에 남아 있는 일제의 잔재도 뜯어고친다. 학교에서 아직도 쓰이고 있는 ‘주번’ ‘치사’등 일본말을 우리말로 바로잡고, 일제의 억압적 통제가 녹아있는 ‘애국 조회’ ‘두발 검사’ ‘복장 검사’ 등 관행은 내용을 재검토한 뒤 고쳐나가기로 했다. 주번 등 일본말을 어떻게 고칠지는 추가 논의를 한 뒤 결정할 방침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이어진 권위주의적 학교 문화가 적지 않다. 교실 안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뿌리 뽑고, 민족의 정기를 세우겠다. 새로운 100년의 주역인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광주 강원 충북 경기 서울 등에서도 학교의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시·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역별로 모든 학교 대상 현황 조사, 친일인사 조형물 철거, 교명·교가·교목 교체 등을 진행 중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를 지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월1~8일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벌인 ‘3.1운동 100주년 국민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0.1%는 ‘친일 잔재가 청산되지 않았다’, 15.5%는 ‘청산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