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4일 광주시 광산구 어등산 박산마을에서 열린 제9회 호남 의병 추모제 및 어등산 의병의 날 기념식에서 추모 진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광산구 제공
광주시와 전남도가 호남 의병 기념사업을 각각 추진해 중복 투자 우려를 낳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4월 발주한 ‘호남의병 기념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를 이달 안에 열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용섭 시장이 지난 1일 밝힌 독립 의병기념관 건립 계획도 용역 결과가 나온 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남도는 올해 1억 원을 들여 호남의병 역사공원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도는 33만㎡(10만평) 터에 연면적 1만6500㎡ 안팎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역사공원에는 기념관, 테마파크, 상징조형물, 학예실, 교육관, 편의·놀이시설이 들어선다.
지난해 10월 24일 광주시 광산구 어등산 박산마을에서 열린 제9회 호남 의병 추모제 및 어등산 의병의 날 기념식에서 추모 의례를 진행하고 있다. 광산구 제공
광주시와 전남도는 호남이 임진왜란과 일제 침략기(1895~1910년) 외세에 맞서 싸운 주요 항전 지역이지만, 지방정부 차원의 기념 공간이 없는 점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호남 의병은 1907~1910년 전국 의병 투쟁을 주도했고, 참가한 의병 규모가 14만명에 이를 만큼 많았다.
두 지방정부가 기념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이종범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은 “가뜩이나 호남 의병 관련 자료가 많지 않은데 기념 공간마저 분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영기 순천대 명예교수도 “예산 중복 투자가 불가피하고 기억 공간의 의미도 협소해진다”고 우려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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