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내용으로 민·형사소송을 초래한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15일 열렸다.
광주고법 민사2부는 15일 5월단체 4곳의 대표와 고 조비오 신부의 유족이 전씨와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2회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김두희 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양쪽 법률대리인은 원고들이 명예훼손의 당사자인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전씨 쪽 정주교 변호사는 항소 이유서를 통해 회고록에서 5·18 단체를 직접 언급하거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5·18에 대한 비난이 곧 5월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인지, 아니면 회고록에 5월단체에 대한 비난이 있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월단체 쪽 김정호 변호사는 “회고록은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참가자 전체를 비하하고 있다. 5월단체는 부당하게 비난당한 참가자 전체를 대표하는 단체다. 당연히 명예훼손을 당했고, 법인의 인격권도 침해당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5월단체의 활동 목적 중 하나인 정신선양의 가치도 심가하게 손상을 받은 만큼 명예훼손과 손해배상의 당사자 지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씨와 출판사 대표인 재국씨는 지난 2017년 4월 ‘전두환 회고록’ 1권을 발간했다. 5월단체 등은 같은 해 6월 이 회고록이 5·18과 관련해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헬기 기총 소사를 부인하는 등 69곳에서 사실을 왜곡했다며 손해배상과 배포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광주지법 민사14부는 이듬해 9월 5·18유족회 등 5월단체 4곳의 대표한테 1500만원씩,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에게 1000만원 등 모두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명백한 사실을 왜곡한 부분을 고치지 않으면 출판과 배포를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항소심은 전씨가 피고인인 사자명예훼손 형사재판의 진행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 등 일정에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회 변론준비기일은 4월8일 오후 4시에 열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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