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지하철2호선 잠실나루역 앞의 신천유수지 안 옛 암웨이창고를 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27일 오전 문을 열었다. 이날 개관식 참석자 등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책벌레'를 형상화한 구불구불한 철제 서가 사이를 걸으며 책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쓰이지 않는 낡은 창고가 시민들을 위한 대형 헌책방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송파구 잠실나루역 인근에 국내 첫 공공헌책방인 ‘서울책보고’를 27일 개장했다고 이날 밝혔다.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옛 동화책, 유명 문학작품의 초판본,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 등 모두 13만2730여권이 갖춰져 있다.
서울책보고는 책벌레를 형상화한 길고 구불구불한 철제 통로 양옆에 아치형 서가 32개를 설치해 책을 진열했다. 공연이 가능한 공간, 북카페 등도 있어 지역 문화공간으로의 구실을 할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지하철2호선 잠실나루역 앞의 신천유수지 안 옛 암웨이창고를 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27일 오전 문을 열었다. 개관식 참석자 등 시민들이 1950년대 교과서와 초판본 등 특별전시된 책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이 공간은 1465㎡(443평) 규모의 지상 1층으로, 한때 시가 다단계 판매업체 암웨이에 임대해 물류창고로 활용됐지만,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비어 있었다. 시는 2015년 이 공간에 대형 헌책방을 꾸미기로 하고 지난해 말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이곳은 영세한 헌책방들이 연대해 함께 책을 파는 ‘플랫폼’ 역할도 하게 된다.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있던 동아서점, 동신서점 등 25개 헌책방이 저마다의 서가에서 12만여권의 책을 이곳에 위탁판매한다. 시민들이 책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10%대 위탁 수수료만 받기로 했다.
건물 한쪽엔 ‘독립출판물 도서관’도 마련했다. 개인이나 소규모 출판사가 기획하고 판매하는 독립출판물 2130여권을 열람할 수 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 부부가 기증한 전문서적 1만600여권도 명사 기증도서 전시공간에서 볼 수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