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기 새도시 유력 후보지의 개발도면을 유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2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기밀유출과 업무방해 혐의로 엘에이치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 소속 차장급 간부 전아무개(47)씨와 군인 출신 계약직 직원 이아무개(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공범인 ㄱ씨 등 부동산업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와 이씨는 지난해 3월께 수도권 3기 새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의 개발도면을 빼돌린 뒤 부동산업자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전씨에게 부탁해 도면을 받은 뒤 부동산업자에게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상적인 협의 업무로 보고 도면을 이씨에게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엘에이치는 지난해 7월 군부대 시설이 있는 삼송·원흥지구의 새도시 개발을 검토하는 회의에서 참석자인 군부대 관계자들이 이미 이 지역 도면에 대해 알고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을 압수수색해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업무용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분석, 이들이 해당 도면을 외부로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다. 다만, 이들이 부동산업자들로부터 금전적 대가 등을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 등 부동산업자 3명은 이씨로부터 건네받은 도면을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부동산업자들이 해당 도면을 토대로 투자자를 모아 삼송·원흥지구에 토지를 사들인 뒤 오피스텔 등을 지어 시세차익을 노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도면 유출 사실이 알려진 뒤 삼송·원흥지구는 결국 수도권 3기 새도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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