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가 1일 오후 김포 하성면 전류리 포구에서 시암리 습지 앞까지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물길을 열기 위한 사전답사 항행을 진행했다. 사진 오른쪽은 오두산전망대, 왼쪽은 북 황해도 개풍군이다. 강태호 전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제공
한국전쟁 이후 66년 동안 막힌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물길을 열기 위한 사전답사가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 포구 일대 한강하류에서 진행됐다. 한강하구 항행 사전답사는 지난해 남북이 한강하구 공동조사를 마치고 민간에게 자유항행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이후 첫 시도라고 김포시는 설명했다.
이날 사전답사는 오후 3시께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포구에서 김포시와 시민단체, 조류·생태 전문가 등 38명이 한강어촌계 1t급 어선 9척과 15인승 유람선 1척 등 모두 10척에 나눠타고 어로한계선을 넘어 1시간20분가량 진행됐다. 애초 전류리에서 출발해 월곶면 유도까지 왕복 45㎞ 구간을 3시간가량 항행하려 했으나, 국방부가 남북정세를 고려해 한강하구 중립수역 입구인 시암리 습지 앞까지 17㎞ 구간만 항행을 승인해 계획이 변경됐다. 시암리 습지 건너편은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 지점인 오두산전망대가 있으며, 강 건너편은 북한 황해도 개풍군이다.
김포시는 오는 27일 전류리에서 유도까지 한강하구 중립수역 항행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애초 계획한 유도까지의 항행이 무산돼 아쉽다. 판문점 선언 1주년인 27일, 한강하구 중립수역까지 평화의 물길 열기를 다시 한 번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물길을 열기 위한 사전답사 항행하는 선박들의 모습. 강태호 전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제공
정전 협정상 한강하구는 남과 북의 민간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중립수역이다. 하지만, 휴전 뒤 오랜 기간 미사용에 따른 안전수로 확보의 어려움과 군사적 긴장감으로 인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 때문에 사실상 어로한계선 이북으로는 민간선박 출입이 제한됐다.
남과 북은 지난해 11월5일부터 한 달간 한강하구 중립수역인 강화도 말도∼파주시 만우리까지 약 67㎞ 구역에서 수로측량·조석관측 등 공동조사를 시행하고, 4월부터 민간선박의 자유항행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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