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앞줄 오른쪽 세번째)와 김지철 도교육감(네번째)이 23일 오후 충남 내포시 충남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이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를 저녁 시간에 돌보는 시설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초등학생은 영유아와 달리 돌봄 체계가 허술한 탓에 맞벌이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맞벌이 부부들의 관심이 쏠린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김지철 도교육감은 23일 오후 충남 내포시 충남도서관 대강당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비전’ 선포식을 열어 ‘충남형 온종일 초등 돌봄 체계’를 포함한 10대 과제를 발표하고 “올해 안에 15개 시·군에 1곳 이상 맞벌이 부부가 저녁 시간에 초등학생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지자체·학교 협력형 돌봄센터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와 도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광역, 시·군 돌봄협의회를 꾸리고, 5~6월 돌봄 수요 분석과 정책 간 연계 방안 및 돌봄센터 설치·운영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두 기관은 내년에 초등 돌봄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2021년에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돌봄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지방정부와 광역교육청이 함께 초등 돌봄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정부가 초등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고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정했지만 부처 간 연계성이 부족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 따른 대안이기도 하다.
두 기관은 이밖에 △어린이집 보육료·유치원 교육비 차액 지원 △고교 무상교육 실현 △무상급식과 친환경 급식 확대 △어린이집·유치원 누리과정 공통 연수 △마을 교육 공동체 활성화 △청소년 직업 체험 행사 확대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교실 공기청정기 설치 △체험형 학생 재난안전 교육 강화 △학생 인권 보장과 학교폭력 예방 활동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일을 학교만 책임져서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마을과 지자체가 학교와 함께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 주어야 한다. 돌봄센터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지사는 “충남의 초등학생 공적 돌봄 서비스 이용률은 12.5%인데 맞벌이 가정 비율은 54.5%다. 맞벌이 가정 자녀의 상당수가 방과 후 안전하지 못한 돌봄 여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구조가 정착될 때까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돌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촘촘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이날 24시간 영유아 보육 서비스 시설인 ‘충남아이키움뜰’을 문 열었다. 이 시설은 옛 충남도지사 관사를 고쳐 만들었으며, 장난감·도서대여와 이동식 놀이 교실도 운영한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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