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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80년 5월21일 3차례 헬기사격 당했다”

등록 2019-05-14 04:59

광주시민 5명 잇따라 법정증언
“직접 봤는데 왜 아니라고 하나“
전두환씨는 형사재판 불출석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기관총 연발 사격)를 현장에서 목격한 5·18민주유공자 이광영(66). 이광영씨 제공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기관총 연발 사격)를 현장에서 목격한 5·18민주유공자 이광영(66). 이광영씨 제공
회고록을 통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헬기사격이 재판에서 인정되면 5·18 당시 발포명령(사살명령)이 있었다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5·18 헬기사격 첫 법정 증언이 주목된다.

13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장동혁) 심리로 열린 전씨 2차 공판기일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시민 5명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쪽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80년 5월21일 오후 4시35분 국방부가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을 결정하기 전에 헬기사격(오후 1~3시)이 있었다면 누군가 발포·사살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첫 헬기사격 법정증언은 매우 중요하다.

80년 당시 해군 제3해역사령부 소속 군의관(대위)이자 침례교도였던 김아무개씨는 이날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자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선교대회가 예정됐다가 취소됐는데 총소리가 들리자 걱정이 돼서 선교사촌을 찾아갔던 김씨는 “사택 2층과 2~3㎞ 떨어진 도청·전남대병원 방향에서 헬기 한 대가 제자리에서 돌면서 총을 발사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전씨 쪽 변호인은 피터슨 목사와 부인인 바바라 피터슨 여사가 그동안 저서와 검찰 조사에서 김씨와 함께 헬기 사격을 본 사실이 없는 점을 토대로 증언의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내가 군인이었으니 피해가 갈까 봐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승려로 활동하다가 독재 반대 시위에 동참했던 이광영씨도 80년 5월 21일 오후 2시를 전후해 군용 지프를 타고 광주 남구 월산동 로터리 인근을 지나다가 헬기 사격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2017년 9월5일치 9면)했다. 또 80년 5월 21일 남편을 찾아 천변을 다니다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던 정선덕씨, 광주에 출동한 502항공중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헬기 사격을 목격한 최형국씨, 옛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헬기에서 쏜 총에 맞았다고 진술한 남현애씨 등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섰다.

하지만 전씨 쪽은 앞서 열린 재판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지시하지 않았으며 실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근거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전씨 쪽은 검찰 조사·정부 특별위원회 조사·헬기 조종사 진술 등에서 헬기 사격설이 증명된 바 없으며 목격자라는 광주시민들의 진술 역시 상당 부분 전해 들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80년 5·18 당시 헬기사격 출동 기록.
80년 5·18 당시 헬기사격 출동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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