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가운데 양복 입은 이)이 23일 오전 대전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김 의장은 프로축구단인 ‘대전 시티즌’의 선수 선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제공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이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선수 선발 과정에서 축구 감독에게 특정 선수를 뽑도록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로 경찰에 소환됐다. 경찰은 김 의장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김 의장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대전지방경찰청에 나와 조사실로 향했다. 김 의장은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좋은 선수가 있어서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 대전 시티즌이 공개 테스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측근의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고종수 감독에게 전화해 지인의 아들인 특정 선수를 추천해 선수 선발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의장을 상대로 청탁한 특정 선수와의 관계, 금품이 오간 정황이 있는지, 시의회 의장으로서 구단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대전 시티즌이 애초 선발 인원인 13명보다 2명이 늘어난 15명을 뽑은 이유가 김 의장의 청탁 때문인지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전 시티즌이 고종수 감독을 선임할 당시 김 의장이 대전시 감독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시의회가 대전 시티즌 예산 의결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김 의장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대전 시티즌 선수 선발 과정에서 점수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를 벌여 지난 1월 수사를 의뢰했으며, 고종수 감독은 지난 21일 경질됐다. 경찰은 김 의장과 고 전 감독, 대전 시티즌 사무국 직원, 선수 선발위원 등 10여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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