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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진도 아리랑으로 달래는 이념의 상처

등록 2005-12-28 21:34수정 2005-12-28 21:34

28일 전남 진도군 진도향토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진도 아리랑으로 달래는 바람의 상처>라는 제목의 연극에 출연하는 주민들이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한국민예총 진도지부 제공.
28일 전남 진도군 진도향토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진도 아리랑으로 달래는 바람의 상처>라는 제목의 연극에 출연하는 주민들이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한국민예총 진도지부 제공.
‘조작 간첩’ 박동운씨 가족사 29일 연극무대에 올려 이웃 주민들이 직접 출연

전남 진도 주민들이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누명을 썼던 이웃의 삶을 연극으로 올린다.

한국민예총 진도지부는 29일 오후 2·5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진도 아리랑으로 달래는 바람의 상처>(극본 곽의진)라는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조작 간첩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진도 출신 박동운(61)씨의 가족사를 토대로 한 창작극이다. 박씨와 가족 등 7명은 1981년 이른바 ‘진도 간첩단 사건’으로 느닷없이 수사 기관에 끌려갔다.

이들은 6·25때 실종됐던 박씨의 아버지와 접촉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됐다.박씨는 당시 63일 동안 고초를 겪다가 허위 자백해 사형을 선고 받았고, 박씨의 어머니 등 가족들도 수년~10년의 실형을 살았다. 박씨는 18년 동안 옥살이를 한 뒤 7년 전 세상에 나왔지만, 고향에서 벌을 키우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외롭게 지내고 있다.

무대의 배경은 몽해리의 한 선술집이다. 주인공 윤득수는 50대 중반으로 간첩으로 둔갑돼 30여 년동안 죄인으로 살아간다. 강연심은 간첩으로 조작된 남편 때문에 항상 고개 숙이고 가는 여인네로 나온다. 여기에 고문 기술자였다가 속죄의 길을 걷는 ‘땡초’ 고기술 등 6~7명이 등장한다. 진도에서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며 살고 있는 주민들이 배우로 출연한다.

연극이 칙칙하고 무거운 것만은 아니다. 선술집에 앉아 생활용품으로 아리랑 가락에 장단을 맞추며 흥겹게 노는 모습이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곽의진씨는 “박씨는 고향에서 아직도 죄인처럼 살아가고 있다”며 “박씨의 억울한 삶을 접하고 누군가가 진실을 찾아 함께 미로를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조작된 진도 간첩단 사건 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박동운씨 등 조작된 간첩단 사건 희생자 2명과 함께 청문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또 다른 조작 간첩단 사건(1980년)의 희생자 석달윤(62·임회면)씨가 참석해 국가권력에 만신창이가 된 그동안의 삶을 털어 놓는다.


이일호 대책위원장은 “박동운씨가 지난 4월께 국가보안법 청문회에서 억울한 과거를 털어 놓는 것을 방청하고 진도 주민들이 가슴 아파했다”며 “고향 사람들의 억울함을 고향에서부터 위로하고 주변에 알리자는 취지의 행사”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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