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들이 맞춘 진실의 조각들’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5·18기념재단은 31일 5·18민중항쟁 당시 숨진 151명의 비장한 최후를 기록한 878쪽 분량의 증언록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 1·2>(한얼미디어)를 펴냈다.
이 증언록에는 1980년 5월18~27일 10일 동안의 항쟁 때 희생된 박금희 최미애 조사천 윤상원 등의 흑백사진, 묘지번호, 인적사항, 사망경위, 유족증언 등이 담겼다.
이 증언록은 재단이 지속적으로 펼쳐온 증언채록 사업의 결과물로 가족 구술과 검찰 기록을 바탕으로 발간됐다.
형식은 딱딱한 보고서를 탈피해 희생자한테 초점을 맞추고 계엄확대 뒤 긴박한 상황, 주변 사람들의 심정과 결의, 계엄군의 무차별 진압작전, 안타까운 마지막 순간, 유족들의 애끊는 고통 등을 추적해 극적인 이야기로 되살렸다. 수록 순서는 사망 날짜에 따라 부여된 국립 5·18민주묘지의 묘지번호를 따랐다.
다만 2002년까지 무명열사로 남아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뒤늦게 신원을 확인한 김남석과 채수길 등 6명, 당시 중상을 입고 항쟁기간 뒤에 숨진 부상 후 사망자, 행방불명자의 기록은 추후에 발간한다.
증언록을 엮은 5·18민주유공자유족회의 정수만 회장은 “가슴에 묻어둔 아픈 기억들을 하나하나 되살리느라 고통스러웠다”며 “이 증언록을 읽는 이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실천을 다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대인 5·18기념재단 총무부장은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5년 전 사실의 조각을 두루 모아 증언록을 꾸몄다”며 “살아남은 자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기록인 만큼 일독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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