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눈
제주도지사 선거에 예비후보(한나라당)로 등록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2일 제주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는 영 개운치 못하다. 내내 반말투로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몇가지 점에서 정직하지 못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전 회장은 “설 연휴에 우근민 전 지사를 만났다는데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설날 때 만나지 않았다. 다만 전화통화에서 신년인사를 했다. 경선 이야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3일 오전 확인 결과 현 전 회장은 설날인 29일 오후 부부 동반으로 제주시 이도동에 있는 우 전 지사의 자택을 찾아 설 인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자리에서 우 전 지사는 현 전 회장에게 “경선에 열심히 하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주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 전 회장은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지난달 16일 일본으로 간 데 대해 ”일본에 체류 중인 이건희 회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일본에 가기 전날 이 회장이 일본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래서 이런 저런 오해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일본에서 이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일본 체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 지난달 13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삼성그룹의 최고위층 출신인 현 전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날인 15일에야 알았다는 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제주도정을 이끌어갈 도지사라는 직책은 도민을 대표하는 공직이다. 지사의 방침에 따라 도정이 움직이게 돼 있다. 특히 시·군이 폐지되고 오는 7월 출범하게 될 제주특별자치도 체제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는 도지사의 일거수 일투족은 제주도내 모든 공무원의 관심사항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도지사 선거 출마자의 도덕성과 정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현 전 회장은 지금 공인의 길을 나서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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