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청 앞 1950가구 규모 ‘용인삼가2지구 뉴스테이’ 민간임대주택단지 정문 앞. 진입도로를 내어야 할 곳에 조그만 야산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한 신축 민간 임대아파트가 인근 도시개발사업 조합과의 갈등으로 아파트를 완공하고도 진입도로가 없어 1년째 입주조차 못 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가 중재안을 내놓았다. 양쪽이 공사비 부담금을 합의하기 전까지 일단 50%씩 부담하는 조건으로 시가 직접 진입도로를 개설하겠다는 것이다.
9일 용인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지난달 말 역삼구역 도시개발사업 조합과 삼가2지구 뉴스테이 공동주택사업자 쪽에 삼가2지구 진입도로와 관련한 중재안을 통보했다. 이는 사업비 분담을 놓고 양쪽 간 수차례 회의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시가 직권으로 중재안을 마련한 것이다.
시는 양쪽이 비용부담에 대한 합의 이전까지 50%씩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시가 위수탁을 받아 직접 진입도로를 개설하겠다고 제안했다. ㄱ자 모양 진입도로 중 우선 용인대 방향의 ‘횡방향' 도로 구간만 먼저 개설해 임대아파트 입주를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공사비를 전액 삼가2지구 쪽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역삼조합이 중재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시는 오는 17일까지 중재안에 대한 양쪽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용인시청 맞은편에 있는 ‘삼가2지구 뉴스테이(1950가구·8년 임대 뒤 분양)’는 진입도로 확보를 조건으로 공사에 착공해 지난해 2월 완공했지만, 진입도로가 없어 1년째 방치되고 있다. 삼가2지구 진입도로는 시청 앞 왕복 6차선 중부대로에서 아파트 정문까지 300여m 이어지고, 정문에서 ㄱ자 형태로 꺾여 용인대 방향으로 400m가량 이어진다. 역삼지구 구역 내에 포함된 이 도로는 역삼조합이 개설해야 하는데,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자 시가 ‘진입로 개설'을 조건부로 삼가2지구 개발계획을 승인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삼가2지구 쪽은 2018년 1월 도로포장비 8억원을 부담하기로 역삼조합과 합의했지만, 이후 역삼조합 내부 갈등으로 집행부가 두차례나 바뀌면서 진입도로 공사도 지연됐다. 역삼조합 쪽은 ‘조건부’를 이유로 삼가2지구 쪽이 도로개설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쪽은 공사비 부담을 둘러싼 갈등으로 법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의회 등에서 삼가2지구 총사업비 7천억원 가운데 74%가량(5200억원)을 공적 자금으로 투입하고도, 장기간 방치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 관계자는 “삼가2지구 진입도로 문제는 결국 역삼조합이 열쇠를 쥐고 있다. 조합이 중재안을 수용하고, 공사비 부담은 삼가2지구 사업자 쪽과 계속해서 협의해 나가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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