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무원 극단적 선택…인원 부족 등 조직 문제 탓

인천 부평구청 전경.

코로나19 방역 대응 업무를 담당하던 한 보건소 공무원의 죽음에 조직적, 업무적 문제가 작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 부평구는 7일 ‘치유와 회복을 위한 고 천민우 주무관 과로사 원인조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천씨는 지난해 9월15일 오전 인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천 주무관은 지난해 1월부터 구에 설치된 보건소 상황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파악 업무를 담당했다. 위원회는 천씨가 숨진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과도한 초과근무, 적절한 인원 충원 부족, 공무원 보호조치 미흡 등 조직적·업무적 요인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천씨는 지난해 7월과 8월에 각각 117시간, 110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인원 충원 없이 2인1조로 역학조사가 계속 이어졌다. 천씨가 숨지기 며칠 전 확진자의 접촉자에게 자가격리를 요구한 뒤 심한 폭언을 당했고, 이와 관련해 보건소에서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위원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주 52시간 이내로 업무 관리 △퇴근 뒤 업무 에스엔에스(SNS) 이용 제한 △적정 인원 채용 및 초과근무 인센티브 제공 등 권고안을 마련했다.

천씨 유가족은 이 보고서 내용 등을 토대로 부평구에 천씨 순직을 신청한 상태다. 공무원노조 부평구지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구청에서 공무원 사망 원인을 개인 문제로 돌리지 않고, 조직과 업무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승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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