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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화장장 포화… 6일장, ‘원정 화장’ 해서야 겨우 치렀어요

등록 2022-03-23 04:59수정 2022-03-23 10:09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화장장 포화
코로나 누적 사망자35% 1~3월 몰려
수도권 중심으로 장례절차 지연 잇따라
22일 오후 인천시립승화원에 줄지어 있는 장의차.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22일 오후 인천시립승화원에 줄지어 있는 장의차.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나는 경기 부천에 사니까 화성에 있는 화장장에 가야 하는데, 예약이 꽉 찼다더라. 여기 승화원도 겨우 구했다.”

22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가 운영하는 화장장인 인천시립승화원에서 만난 최흥근(62)씨는 “17일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이제야 화장을 한다. 본의 아니게 6일장을 치르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승화원 앞 주차장에는 장의차 20여대가 대기 중이었지만, 주차장에 들어서지 못한 버스들 상당수는 승화원 앞 도로에 서 있었다. 장의차 운전기사 정재덕(45)씨는 “예전에는 코로나19 환자는 장례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 정부에서 풀어주면서 장례 수요가 늘었다”고 했다.

승화원은 21일부터 화장시설 9기를 13회차까지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화장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천시설공단 쪽은 “(묘를 이전하며 유골을 화장하는) 개장유골 화장은 꿈도 못 꾼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해 화장 수요가 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화장 대란'이 일고 있다. 서울 시내 유일한 화장터인 서울추모공원과 고양시에 있는 서울시립승화원(벽제화장장)은 이미 26일까지 사전예약이 다 찼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사 예약 누리집(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을 보면, 당일을 포함해 5일 뒤까지 예약을 받는데, 빈자리가 없었다. 서울시립승화원 쪽은 “코로나 이전엔 하루 90구 정도 화장했는데, 최근엔 130구까지 늘렸다”며 “그래도 화장 수요가 많아서 예약을 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환절기에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이 겹친 결과다. 2020년 1월 이후 2년2개월 동안 코로나19 확진 누적 사망자는 1만3141명인데, 35%인 5083명이 이달 들어 숨졌다. 복지부의 설명을 보면, 최근 2019~2021년 3월 전국 62개 화장시설 하루 평균 화장 건수는 730여건이었는데, 올해 3월엔 1250여건으로 뛰었다.

화장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4~6일장을 치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조명원 용인서울병원 장례식장 장례지도사는 “최근 용인 평온의숲 화장장이 화장로 운영 시간과 횟수를 2배가량 늘리면서 화장 일정 잡는 게 비교적 수월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4~5일장은 기본”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화장로 가동을 하루 46건에서 52건으로 늘린 성남시 장례문화사업소 홍철기 소장도 “최근 일주일 4~5일장을 치른 경우가 84건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비수도권 일부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영락공원과 대구명복공원 등이 26일까지 예약이 완료됐다. 강릉시 사천 청솔공원 화장장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화장장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화장장 정체와 주검 안치 공간 부족 등으로 장례 절차 지연이 잇따르자, 기존 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 중심으로 적용하던 ‘화장로 1기당 7회 운영 기준’을 이날부터 전국 62개 모든 화장시설에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대도시 외에는 5회로 제한했다. 아울러 관외 사망자 화장을 금지한 자치단체들에 한시적으로 관외 사망자 화장이 가능하도록 허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이정하 김기성 박수혁 손고운 이승욱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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