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린 ‘가평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2명 공개수배

‘양양 복어독’, ’용인 낚시터’ 등 살인미수 2건 추가되자 잠적

3년 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30대 여성과 공범이 도주한 뒤 3개월째 행방을 찾지 못해 검찰이 공개수배에 나섰다.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수)는 살인 혐의로 이아무개(31)씨와 공범 조아무개(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 하는 이씨의 남편 윤아무개(39)씨를 기초 장비 없이 다이빙하도록 한 뒤, 구조 요청을 무시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의 생명보험금을 받기 위해 사기 범행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윤씨가 숨지고 5개월이 지난 뒤 보험회사에 생명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당시 보험회사는 보험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펜션에서 복어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지만, 치사량 미달로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피해자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지만 잠에서 깬 지인에게 들키기도 했다.

윤씨가 숨진 뒤 가평경찰서는 변사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지만, 유족 지인의 제보로 일산 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나섰다. 이후 2020년 10월 <에스비에스>(SBS)의 시사 프로그램이 '그날의 마지막 다이빙-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조명됐다.

이씨와 조씨는 2020년 12월 살인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인천지검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은 뒤 지난해 2∼11월 전면 재수사에 나서 ‘양양 복어독’, ’용인 낚시터’ 등 2건의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14일 예정된 2차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도주한 뒤 그동안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수사를 했지만, 아직 검거하지 못했다"며 "혹시 의심되는 사람이 발견되거나 단서를 접하면 인천지검으로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