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해양생태계 훼손 논란에도 굴업·덕적 해역에서의 바닷모래 채취를 위한 행정절차를 다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옹진군은 최근 굴업도 북쪽으로 5㎞ 떨어진 해상 19.18㎢에서 5년간 바닷모래 3500만㎡를 채취하는 내용의 ‘굴업·덕적 해역 골재채취예정지 지정 해역이용협의서’를 인천시에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내부 검토를 마친 뒤 인천지방해양수산청(해수청)에 해역이용협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옹진군은 앞서 지난해 10월 같은 내용을 담은 해역이용협의서를 인천해수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해수청은 바닷모래를 채취하는 지역 개황도가 누락되는 등 기본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반려했고, 옹진군은 지적된 내용을 보충해 협의서를 제출했다. 옹진군은 덕적도 등 인근 섬 주민들의 사업동의서도 첨부했다. 옹진군 건설행정팀 쪽은 “기본적인 내용은 지난번 인천해수청에 제출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며 “골재채취 업체가 굴업·덕적도 해역 환경조사를 진행했고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지역주민들도 바닷모래 채취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 행정절차를 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바닷모래 채취에 따른 부작용이 제대로 조사된 바 없다”며 모래채취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동안 인천 앞바다에서만 2억8000만㎡가 넘는 바닷모래를 퍼냈는데 이로 인해 해저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수산자원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한 적이 없다”며 “바닷모래 채취 인근 지역에서는 풀 등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된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