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오전 11시4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30층짜리 아파트에서 외벽청소 작업을 하던 30대 남성 ㄱ씨가 70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고 11일 밝혔다.
ㄱ씨는 작업용 밧줄을 연결한 달비계(간이 의자)에 앉아 28층 높이 외벽에서 물청소 작업을 하다 아래로 떨어졌다. 사고 현장에는 구명줄이 설치돼 있었지만 추락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밧줄이 옥상 난간 부위에 쓸려 끊어지지 않도록 한 로프 덮개도 찢어진채 발견됐다.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로프 덮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사고 현장에는 ㄱ씨 포함 6명이 작업 중이었다. 하지만 옥상에서 이들의 안전을 챙겨야 할 안전관리자 등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밧줄 보호대가 있었는데 그것도 얇은 고무 같은 재질이어서 끊어졌다. 구명줄이 있었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현장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한다. 사고 당시 비바람이 불었는데 작업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를 보면 사고 직전인 전날 오전 11시30분 송도에는 1시간에 0.5㎜의 비와 초속 6미터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ㄴ씨는 “비바람이 부는데 작업을 하길래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파트 관리소 쪽은 “작업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있다. 도급 계약사에게 당시 상황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ㄱ씨가 속해있던 용역업체 고용자 수가 50인 미만인 점, 외벽청소 작업 비용이 50억원 미만인 점 등을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 쪽은 “외벽청소 작업을 건설 공사로 봐야 할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상시 노동자 수, 작업 비용 등을 봤을 때 건설 공사가 아니더라도 중대재해 적용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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