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일대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 한강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수달 15마리가 살고 있다.
서울시는 27일 한강 본류를 포함해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일대에서 최근 수달 서식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달 분변에 대한 유전자(DNA) 추출 실험 결과, 한강 일대에 서식하는 수달은 총 15마리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은 1974년 팔당댐이 완공돼 이동경로가 단절된 이후 한강 유역에서 서식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조사 결과, 수달은 주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부터 날이 밝아지는 다음날 오전 시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습지 환경이 잘 보전된 암사·고덕 습지생태공원 일대와 광진교 주변부에서 출현 흔적이 가장 많았다. 탄천 하류와 성내천 합수부 일대에서는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마리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촬영됐다.
한강 일대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수달 가족의 모습. 서울시 제공
그동안 공식적으로 발견되지 않던 수달은 2016년 한 시민이 탄천 하류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촬영해 제보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2017년에는 무인카메라 조사로 수달 4마리가 발견됐고, 2020년에도 서울에 수달 출현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11월까지 약 1년간 4600만원을 들여 학술용역을 진행했고, 팔당댐부터 행주대교까지 구석구석 살펴본 결과 처음으로 수달 개체수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한강 일대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강변의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흙, 자갈, 바위 등 자연소재로 구성된 자연형 호안으로 대체하면서 한강의 자연 생태계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외부의 수달 개체를 인위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의 한강변 식생대 보호, 서식환경 복원 등을 우선 실행하는 쪽으로 수달 보호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서울시는 수달을 발견할 경우 돌을 던지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가까이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강 일대에서 발견된 수달의 모습. 서울시 제공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