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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식 ‘빨리빨리 재개발’ 본격화…매달 후보지 선정키로

등록 2023-05-07 17:27수정 2023-05-08 02:31

8일부터 주민이 언제든 신청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일대.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일대.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대표적 재개발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을 가속화한다. 매년 한차례 공모하던 재개발 후보지 선정 방식을 ‘수시 신청’으로 전환해 서울시가 매달 후보지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 연말까지 3만4천가구 규모 이상의 재개발 후보지를 추가 선정한다는 계획이지만, 거주민 이주 대책이나 재개발 갈등 치유 방안에 대해선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서울시는 8일부터 주민이 언제든 자치구청에 재개발 후보지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매달 셋째 목요일에 선정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다. 지금까지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재개발 후보지 주택 물량이 9만6천가구인데, 올해까지 13만가구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침수 이력이 있거나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각 항목별로 가점을 최대 5점까지 부여하고, 주민의 ‘찬성 동의율’이 높은 곳은 가점을 최대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지난 공모에서 사업성이 낮아 두차례 이상 후보지 선정에서 제외된 곳 가운데 주민의 추진 의지가 높은 곳은 ‘사전타당성 조사’ 비용 절반을 지원한다. 갭투자 등 투기세력 유입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건축허가를 제한하는 등의 대책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재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세계적으로도 ‘재개발’은 (도시정비를 할 때) 최후의 수단이지 최우선이 아니다”라며 “재개발·재건축 지역 주민의 70%는 실제 소유주가 아니다. 게다가 지금처럼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분담금 문제 등으로 갈등이 커지는데 이런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2021∼2022년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한 종로구 창신·숭인동 일대는 서울시 구상대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손경주 창신숭인도시재생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주민들이 재개발을 주도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는 이들은 돈이 있는 외지 투자자와 자신의 생업을 팽개치면서까지 ‘한몫 잡겠다’는 사람들뿐”이라고 했다. 백인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이사장도 “신통기획은 절차를 단순화하고 무조건 재개발이 되는 쪽으로 허용을 해주는 패턴인데 그 과정에서 실제로 거주하는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은 무시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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