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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마약탐지견’ 걱정돼? 폴리·소리 ‘개코’는 못 속이지~

등록 2023-05-25 14:30수정 2023-05-26 01:15

자극적인 냄새에 묻힌 ‘마약 코튼볼’ 척척
사무실·자동차에 숨긴 마약류도 정확히 찾아
마약탐지견 소리. 이승욱 기자
마약탐지견 소리. 이승욱 기자

“폴리 앉아! 마약 찾아! 잘했어!”

24일 오전 10시 경기북부경찰청 별관 2층 마약탐지견 훈련장에서 마약탐지견 폴리(6)와 소리(3)의 마약류 인지 훈련이 진행됐다. 쇠로 만든 7개 통 중 1곳에는 마약류 냄새가 나는 코튼볼이 있고, 다른 곳에는 소화제 등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물질 3~4개가 들어 있었다. 핸들러(관리사) 최영진 경위가 “찾아”라고 외치자 폴리가 마약류 냄새가 나는 코튼볼이 있는 통 안에 연신 코를 박으며 짖었다. 폴리가 마약류를 찾아내는 데 걸린 시간은 약 8초. 5차례 훈련이 이어졌고 풀리는 2번을 제외한 나머지 훈련에서 모두 마약류 냄새가 나는 코튼볼을 찾았다. 최 경위는 “마약류와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물질을 같이 넣는 이유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상황에서도 정확히 마약류를 찾아낼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훈련에서는 폴리가 오인했는데 이런 것들도 훈련의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11시께 경기북부경찰청 별관 앞에서 진행된 마약류 인지 훈련 중 마약탐지견 폴리(6)가 차량 번호판 위에 숨겨진 마약류 코튼볼을 찾았다. 이승욱 기자
24일 오전 11시께 경기북부경찰청 별관 앞에서 진행된 마약류 인지 훈련 중 마약탐지견 폴리(6)가 차량 번호판 위에 숨겨진 마약류 코튼볼을 찾았다. 이승욱 기자

폴리의 훈련이 끝난 뒤에는 소리의 훈련이 이어졌다. 소리는 비닐에 밀봉된 일반 코튼볼 35개와 마약류 냄새가 나는 코튼볼 1개를 구분하는 훈련을 받았다. 핸들러의 “찾아”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소리는 코튼볼이 들어있는 훈련판 36개 구멍의 냄새를 재빨리 맡은 뒤 12초 만에 마약류 코튼볼이 든 구멍에 코를 박고 앉았다. 폴리와 소리는 사무실과 자동차에 마약류가 숨겨져 있는 것을 가정해 진행한 훈련에서도 마약류를 정확히 찾았다.

폴리와 소리는 각각 방화탐지견, 체취선별견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최근 마약사범이 증가하면서 경기북부경찰청은 폴리와 소리에 마약탐지견 훈련을 진행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각각 2달, 40일 뿐. 훈련을 받고 마약류 수색 현장에 투입될 때까지만 해도 폴리와 소리에 마약탐지견 임무를 주는 것은 모험이었다. 하지만 풀리는 지난달 21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식당 앞에서 마약판매상의 차량을 수색한 지 5초도 지나지 않아 운전석 아래쪽에서 필로폰 투약에 쓰인 빈 주사기 2개를 찾아내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지난 8일에는 경남의 한 마약류 수색 현장에 폴리와 소리가 동시에 투입되기도 했다. 최 경위는 “폴리와 소리가 마약류를 찾지 못하면 그 공간에는 마약류가 없다고 판단해도 될 정도”라며 “앞으로 폴리와 소리를 동시에 투입해 상황에 맞는 마약류 수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식당 앞에서 마약판매상의 차량을 수색 중인 폴리.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지난달 21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식당 앞에서 마약판매상의 차량을 수색 중인 폴리.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현재 경찰 마약탐지견은 경기북부청 소속 폴리와 소리 두 마리뿐이다. 폴리와 소리도 지난 2016년 1월 서울경찰청 소속 마약탐지견 큐가 은퇴하면서 명맥이 끊긴 지 7년 만에 투입된 마약탐지견이다. 하지만 경찰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약탐지견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경찰청 인재개발원에서는 마약탐지견 두 마리를 훈련 중이라고 한다. 하반기에는 마약탐지견 양성 과정이 신설될 예정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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