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청년주택 3개 사업 유형. 서울시 제공
서울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 임대주택인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큰 폭으로 낮춰진다.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곳도 있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서울시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체 물량의 70%를 주변 시세의 30∼50% 이하로 공급한다 내용을 뼈대로 한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26일 발표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시가 민간사업자에게 용도지역 상향·건설자금 등을 지원하면, 민간사업자가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지어 만19살∼39살 이하 무주택 세대구성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애초 역세권 청년주택은 전체 물량의 20%만 주변 시세의 30% 수준이었고, 나머지 70% 이상은 주변 시세의 85~95%로 공급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비싼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1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광진구 구의동, 서대문구 충정로 등 일부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앞으로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를 대폭 낮춰 전체 물량의 70%를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선매입형’과 ‘일부 분양형’을 도입해 임대료를 낮추기로 했다. 선매입형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주택연면적 30%까지 사들여 총 주택 물량의 최대 70%를, 분양형은 최대 40%를 시세의 반값 이하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한, 주변 시세의 85~95% 수준 임대료를 내야 하는 기존 역세권 청년주택(민간임대주택) 거주자를 위한 임대보증금도 지원한다. 소득이 전년도 도시노동자(3인 이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 자산이 2억 3200만원 이하라면 시가 최대 4500만원의 무이자로 지원한다.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하면 월 임대료 25∼30% 전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시는 입주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전용면적을 확대·다양화한다. ‘5평(16.5㎡)’ 논란이 불거졌던 1인 청년 주거 면적을 14~20㎡로, 전용면적 30㎡ 내외였던 신혼부부용도 30~40㎡로 각각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입주자 편의를 위해 지을 때부터 냉장고나 세탁기 등 필수 가전·가구를 갖출 계획이다.
서울시는 임대사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이나 투자금융사 등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법 개정을 협의하고, 2022년까지 모두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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