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집은 1칸당 10냥, 초가집 1칸당 5냥….’
1860년대 조선 경복궁 중건을 위해 주변 민가를 철거하면서 지급된 ‘철거 보상금 기준’이다. 당시 관리들은 무상 몰수를 검토했으나,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한 원납금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다. 지급된 보상금은 모두 3만3833냥5전이었다. 일본 와세다대학이 소장한 <경복궁영건일기>에 담긴 당시 기록이다.
경복궁 중건은 정치·경제·사회사적 측면에서 중요한 사건이지만, 관련 자료가 없어 구체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 서울역사편찬원은 7일 <경복궁영건일기>에서 새롭게 발견된 내용을 중심으로 <경복궁 중건 천일의 기록>을 펴내 중건 당시의 자세한 뒷얘기를 세상에 풀어냈다.
이 책은 이강근 서울시립대 교수(건축학)를 비롯한 국내의 건축, 역사, 미술사, 국문학 전문가 등 다양한 집필진이 참여해 15개의 주제로 고종 때 경복궁 중건의 역사를 소개한다.
책에는 경복궁 중건 공사 과정과 철거 보상비용, 기술 장인들이 품삯이 적다는 이유로 도망간 사건, 석수(돌장이)가 궁궐에 쓸 못을 몰래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건, 겨울 부실공사로 궁 북문인 신무문 일대의 담장이 무너진 사고 등의 사건·사고까지 자세히 기록됐다.
또한 조선 초에 세워진 경복궁처럼 전각(궁궐)에 청기와를 사용하려고 시도했던 논의 과정이나, 1866년 8~10월 병인양요의 영향으로 공사가 잠시 중단됐던 일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다.
이 책은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1층 ‘서울책방’에서 1만원에 살 수 있고,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
history.seoul.go.kr)에서 무료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