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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들 “지하철서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눈치 줘요”

등록 2020-02-04 16:53수정 2020-02-04 17:23

서울시립대에서 중국유학생 간담회
“우한 폐렴 아니라 정식 명칭 있다”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생활관 1층에서 열린 중국인 유학생과의 간담회. 서혜미 기자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생활관 1층에서 열린 중국인 유학생과의 간담회. 서혜미 기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말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저희한테 눈치를 줘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중국인 유학생 간담회 자리에서 유학생들이 중국인 혐오와 가짜뉴스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박원순 시장, 서울시립대 총장, 동대문구 보건소장 등이 참석해 시립대 중국인 유학생 9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은 박 시장에게 “중국 사람과 기숙사에서 같이 살기 싫다는 말이 나온다”며 “차별 대우를 받을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서경(24·국문학과)씨는 “한국 기사에 중국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많이 먹는다는 기사에 중국인을 욕하는 댓글이 많은데 너무 심한 것 같다”며 “해명을 해주시면 중국인을 안 무서워할 것 같아서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여러분들이 겪고 있는 혐오나 비난에 대해 자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대답했다.

왕가남(23·국문학과)씨는 “한국 뉴스 매체들이 우한 폐렴이라고 하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있다”며 “지역 이름을 붙이면 인식 때문에 피해가 오래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정부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있다”며 “(특정 지역을 붙이는 바이러스 명명이) 인종적 편견을 낳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유학생들은 마스크 품귀 현상과 앞으로의 학사 일정에 대해 우려했다. 왕탁요(24·행정학과)씨는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자,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은 “대학 차원에서 물량확보를 해 생활관에서 무료로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에 있는 유학생이 3월에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 시장은 “정부와 협의해 개학을 연기하거나 인터넷 강의 제공 등 종합적인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다”며 “내일이면 교육부에서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서울시립대는 개강 2주 연기와 중국 방문 유학생에게 별도 기숙사 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박 시장은 중국에 방문했던 외국인 유학생 관리 계획을 보고받고,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우리가 대처해야 할 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혐오 바이러스”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66.1%는 정부의 중국 의료물품 지원이 적절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67.7%는 ’우한 폐렴’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라고 응답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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