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지역에 확산하는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아들과 접촉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아버지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일터와 마트 등지를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 부평구는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ㄱ(63)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ㄱ씨는 앞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용산구 거주 ㄴ(29)씨의 아버지다.
ㄱ씨는 ㄴ씨의 접촉자로 이달 10일 인천시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아 코로나19 음성이 나왔으나 2주간 자가격리 대상이었다. 이후 14일 다시 검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역학 조사 과정에서 ㄱ씨가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0일 당일에도 검체 채취 이후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 친척 집을 방문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확진자의 동선. 부평구 제공
다음 날인 11일 오전에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건설 현장에서 4시간가량 머물렀으며 오후에는 부평구 부평동 의원과 약국을 방문했다. 12일 오전에도 가산동 건설 현장에서 4시간가량 일했고, 오후에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마트에 들렀다.
13일 오전에는 방역 당국에 알리지 않고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오후에는 부평구 부개동 마트와 문구점 등지에 머물렀다.
방역당국은 12일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는 방역 당국이 자가격리 준수 여부를 확인하려고 연락할 때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ㄱ씨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여 접촉자와 추가 동선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한편, ㄱ씨의 장모이자 ㄴ씨의 외할머니인 ㄷ(84·여)씨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달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함께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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