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18년 7월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해 고양 행주나루, 김포 전류리를 지나 어로한계선까지 항행하며 ‘한강하구 중립수역 뱃길 열기’를 촉구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경기도 김포·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평화의 배' 띄우기를 추진하고 있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포시와 김포평화나비 등 김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27일과 평양공동선언 2주년인 9월19일 등 두차례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민간 선박 항행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포시는 다음달 27일엔 김포 전류리 포구에서 출발해 한강하구 중립수역 입구인 한강·임진강·조강이 만나는 ‘세물머리’까지만 항행하고, 9월19일엔 본격적으로 한강하구 중립수역 항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성춘 김포시 행정과장은 “상황이 어렵다고 미리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이럴수록 더욱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한강하구가 열려 서해와 대동강 물길이 하나로 연결될 때 우리 민족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7월27일 인천 강화군 외포리 포구에서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도 최근 ‘2020 한강하구 평화의배 띄우기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평화의 배'를 띄울 계획이다.
조직위는 해운업체에서 여객선을 빌려 강화군 교동도 월선포에서 출발해 교동대교를 거쳐 다시 월선포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3차례 운항할 예정이며, 탑승 인원은 1차례당 100명씩 총 3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그동안 배가 교동대교를 넘어가지 못하고 500m 앞에서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번에는 교동대교 너머까지 운항하기 위해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앞으로 지역주민 간담회, 국회 토론회, 전국 평화활동가가 함께하는 콘퍼런스 등을 통해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알려 나갈 계획이다.
조직위는 “한강하구는 강화·교동·김포·파주와 (북쪽) 개성·개풍·연안·배천을 품고 있는 곳으로 한민족 역사문화의 중심이었다”며 “대북전단 살포, 전화 연락선 단절,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에 또다시 구름이 몰려들고 있지만,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은 얼마든지 먹구름을 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하구는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이 없는 중립수역으로, 무장하지 않은 민간선박의 통행이 가능하지만 남북 군사대치로 70년 넘게 항행을 못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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