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군 첩보와 조류 분석 결과 “월북”…가족은 “책임 물을 것” 반발

등록 2020-09-29 13:45수정 2020-09-30 02:30

실족·극단적 선택 가능성 사실상 없다고 결론
“인터넷 도박 빚 등 채무 3억3천만원”
“금전 문제만으로 월북 단정은 어려워”
실종자 형 “추정만으로 결론” 법적 대응 예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해양경찰.
실종자를 수색하는 해양경찰.

해양경찰이 북의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선원 ㄱ(47)씨를 월북으로 판단한 근거는 국방부가 확보한 ‘첩보’와 ‘조석·조류 분석 결과’였다. 해경 수사관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ㄱ씨가 북쪽에서 발견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탈진 상태였다. 부유물은 약 1m 길이로 엉덩이를 걸칠 수 있고, 드러누워서 발을 저을 수 있는 형태로 추정된다. ㄱ씨는 실종 전 근무 당시 조타실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해경은 또 북쪽이 ㄱ씨의 이름과 나이, 고향, 키 등 개인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던 점도 확인했다. 특히 ㄱ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도 확보했다. 다만, 첩보를 입수한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수사와 관련된 자료 또는 증거 확보를 위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협조받았다. 열람 자료에 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또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시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국립해양과학기술원·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국내 4개 기관에 의뢰해 실종 당시 조석·조류를 분석한 결과, 단순 표류하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분석 기관 4곳은 표류 예측에서 거리상 차이는 있었지만, 표류 방향은 모두 일치했다. 하지만, ㄱ씨는 표류예측 지점에서 약 33.3㎞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피격 추정 장소는 우리 군이 북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불꽃’을 관측한 곳이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실제 발견 위치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실종 당시 조석·조류 분석 예측 결과.
실종 당시 조석·조류 분석 예측 결과.

해경은 ㄱ씨의 채무관계에도 주목했다. 조사 결과, ㄱ씨는 3억3000여만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억6800만원이 인터넷 도박으로 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전 문제만으로 월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ㄱ씨가 근무했던 무궁화10호의 고장난 폐회로텔레비전에서 실종 하루 전인 지난 20일 오전 8시2분까지 녹화된 731개의 영상을 분석했지만, 실종과 관련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현재 정밀감식을 위해 폐회로텔레비전 하드디스크 원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ㄱ씨의 가족은 해경의 ‘월북’ 판단 수사 결과 발표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ㄱ씨 친형 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해경이 군의 북한 통신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 정확하지도 않은 근거로 동생을 월북했다고 단정했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자명예훼손죄 등으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6시간 표류하다가 적국에 발견됐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신상정보 등을 물으면 대답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수사기관이 최소한 현장에서 실제 표류하는 과정을 재현해 보지도 않고 정황과 추정만으로 결과를 도출했다”고 비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사진 해양경찰청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