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수원청개구리 모습.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의 충남지역 서식지가 2017년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원청개구리는 영농환경 변화로 100년 이내에 멸종할 확률이 100%로 예측돼 별도의 서식 공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충남연구원 정옥식 선임연구위원과 장하라 연구원이 발표한 ‘충남 생물 서식지 보전·관리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충남의 멸종위기 양서류 서식지 가운데 금개구리 서식지는 48곳에서 17곳이 줄고 새로 7곳이 늘어 38곳,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는 23곳에서 9곳이 줄고 새로 10곳이 늘어 24곳으로 조사됐다. 중복 서식지는 15곳에서 9곳으로 줄었다.
이 연구는 양서류가 소리를 내는 번식기인 지난해 5월30~6월21일, 2017년 조사에서 금개구리·수원청개구리 서식이 확인된 도내 56곳에서 진행했다.
금개구리는 당진시 우강면, 아산시 선장·인주면, 청양군 남양면 등의 서식지가 파괴됐다. 연구진은 서식지 파괴 원인으로 대규모 복토, 산업단지 개발, 제초제 살포, 도로 건설 등을 꼽았다. 세계적으로 국내에서만 서식이 확인된 수원청개구리는 아산 둔포면, 인주면, 염치읍 대신 아산 영인면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 서식지가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5년 만에 약 20%가 사라졌다.
연구진은 “수원청개구리는 서식지가 대부분 논이어서 농법과 영농 작업이 서식에 영향을 미친다. 시설재배 면적 증가, 토지이용 변화, 제초제 살포와 평탄작업, 기계식 모내기에 의한 알·올챙이 훼손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또 “금개구리는 논보다는 교란이 적은 농수로, 연못 등에 서식하지만 서식지에 천적인 황소개구리가 살고, 수질 오염과 복토, 매립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농경지가 자연형 농수로에서 콘크리트 수로로 전환되고 농촌 인구 고령화로 기계화 의존율과 제초제 사용이 늘고 있다”며 “수원청개구리는 100년 이내에 멸종할 확률이 100%인 만큼 서식 보장을 위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옥식 선임연구위원은 “멸종위기 양서류를 보전하려면 소규모 개발 사업을 심의할 때 멸종위기종 서식지 정보를 공유하는 ‘국토-환경연동제’를 적용해 서식지 파괴를 최소화하고 서식지 보전에 동참하는 토지주에게 ‘생태계 서비스지불제’를 보상하는 등 대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김현태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