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주요 교차로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이 설치됐다. 지난 6일 열린 시연회에서 보령소방서 소속 119구조대 차량이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을 따라 기업은행 앞 네거리를 통과하고 있다. 보령소방서 제공
지난 6일 오후 보령 901호 119구조대 차량이 보령시 명천동 기업은행 대천지점 앞 네거리에 진입하기 직전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신호등 옆에 설치된 경광등과 경음기가 울려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통행 차량과 시민에게 알렸다. 119 구조대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교차로를 통과했다.
충남도소방본부와 보령시는 이달부터 보령시청 삼거리, 한내초등학교 앞 등 주요 교차로 8곳에서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은 긴급차량 단말기를 설치한 소방차가 교차로에 접근하면 신호제어기가 소방차를 인식해 이 차량이 통과할 때까지 진행(녹색)신호를 유지해주거나 정지(적색)신호를 진행신호로 바꿔준다.
그러나 긴급차량이 교차로에 진입할 때 보행자 신호가 켜져 있으면 이 신호가 바뀐 뒤 긴급차량 우선 신호가 작동한다. 또 운행 차량과 보행 시민의 안전을 위해 긴급차량이 교차로 반경 300~700m 안으로 진입하면 신호등 옆에 설치된 붉은 경광등이 작동하고 경고음을 울려 긴급차량 접근 사실을 알린다.
충남도소방본부와 보령시는 지난 2월부터 이 시스템 도입에 착수해 보령 시내권의 차량 통행량이 많은 주요 교차로 8곳에 긴급차량 인식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또 보령소방서 소속 119안전센터 구급차 5대, 구조공작차, 현장지휘차, 소방펌프차 등 소방차 8대에 긴급차량 단말기를 부착했다.
이 사업은 보령시가 ‘2021년도 충남도 재난안전 선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됐다. 사업비 2억5000만원은 도와 보령시가 반반씩 부담했다. 도 소방본부는 이 시스템이 보령 시내권의 화재 진화, 인명 구조 등 현장 출동 시 시간을 단축해 골든 타임을 지키고, 출동 중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효열 보령시 부시장은 “신호제어기가 긴급차량 단말기를 인식하는 최대 거리는 1㎞이지만 고층 건물 등 도로 여건에 따라 인식 거리가 달라진다. 보령시의 교차로는 300~700m 거리에서 긴급차량을 인식한다”며 “시민께서는 신호등의 경광등과 경고음이 작동하면 긴급차량 출동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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