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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최대 11m까지 뿌리 뻗치는 ○나무를 어쩌나

등록 2021-10-21 16:42수정 2021-10-21 17:47

집안으로, 묘지 봉분으로 뻗어 ‘골칫덩이’ 신세
“뿌리 번식 종이라 차폐막 설치해 번식 막아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이 조밀한 대나무 군락지의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벌채를 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이 조밀한 대나무 군락지의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벌채를 하고 있다.

대나무가 천덕꾸러기가 됐다. 사군자 가운데 선비의 품격을 상징하던 대나무가 눈엣가시가 된 것은 왕성한 번식력으로 묘지, 집, 산림을 가리지 않고 뿌리를 뻗기 때문이다.

시골 빈집 뒤꼍 울타리 구실을 하던 대나무가 관리 소홀을 틈타 집안까지 침범하면서 집 기초가 흔들리고, 묘지 봉분 안으로 뿌리가 파고 들어가 후손들을 안절부절못하게 하기도 한다. 산도 대나무로 몸살을 앓는다. 대나무는 생존을 위해 주변 식물의 성장을 막는 타감물질을 배출해 산림이 단순화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1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우리나라 대나무의 확산 특성’ 발표에서 “인간과 대나무가 공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나무는 주로 난대성 식물인 왕대 속의 왕대, 솜대이며 거제 등 일부 지역에 맹종죽이 자생한다. 연구팀이 지난해와 올해 대나무가 많은 경남 진주, 하동, 산청, 의령 등 27곳의 왕대, 솜대군락에서 조사한 결과, 농경지처럼 장애물이 없는 곳은 연간 최대 11m까지 뿌리를 뻗는 등 평균 2.8m씩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항공사진을 통해 분석한 진주, 사천, 거제 등 8곳의 대나무숲 규모는 평균 2㏊, 최대 4㏊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대나무 번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대나무 번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는 대나무의 번식을 억제하고 대나무와 숲이 모두 건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뼈대다. 연구팀은 “대나무는 뿌리로 번식하므로 줄기를 자른다고 번식을 막을 수 없다. 가정집 같은 소규모 대나무 숲은 차폐막을 설치해 번식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대나무의 뿌리는 깊이가 50~60㎝ 정도지만 차폐막을 설치하면 뿌리가 우회할 수도 있는 만큼 차폐막의 적정 깊이를 찾고 있다. 또 산과 붙어있는 대규모 대나무 숲은 밀도를 조정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나무 활용 대책도 연구 대상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배은지 박사는 “대나무 자생지에 주민이 줄고, 해외에서 저가 죽세공품이 들어오고, 비닐집 지지대도 플라스틱 파이프 등으로 대체되는 등 대나무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대나무 군락이 방치돼 대숲이 확산한 주요 원인”이라며 “대나무는 탄소흡수, 연료, 가구 재료, 식용, 황폐지의 토양 개량, 조경수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건강한 대나무 숲을 유지·관리하는 답안을 찾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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