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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연극 ‘남북커플 회담’ 초연…남북 청춘들의 천방지축 사랑기

등록 2021-10-25 16:38수정 2021-10-25 17:08

충남도 지원…탈북 영화인 참여 대사 등 생생
학교, 시군 등 순회공연, 탈북민 지원 정책 마련
남남북녀, 남녀북남 커플의 문화적 차이를 코믹하게 그린 공감연극 ‘남북커플 회담’이 25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초연했다. 충남도 제공
남남북녀, 남녀북남 커플의 문화적 차이를 코믹하게 그린 공감연극 ‘남북커플 회담’이 25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초연했다. 충남도 제공
#장면 1

“누가 청바지를 다 꿰맨 거야?”

멋스러운 청바지가 망가진 걸 보고 화를 내던 민혁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게 불쌍해서 수선했다”는 명숙의 말에 기막혀했다.

#장면 2

나연은 결혼기념일인데 아무런 선물도 행사도 준비하지 않은 무성이 야속해 투정을 부린다. 무성은 “남쪽에서는 남자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고 해서…”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남과 북에서 자란 남녀 커플의 천방지축 사랑을 다룬 공감연극 ‘남북커플 회담’(연출 정광환)이 25일 오후 2시 충남 내포 충남도청문예회관 대강당에서 탈북민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의 관람 속에 초연의 막을 올렸다.

북한에서 성장한 무성과 명숙은 탈북해 남한으로 온 뒤 평범한 회사원 나연, 인터넷 설치기사인 민혁과 각각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두 커플은 문화적 차이 때문에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연극은 남남북녀, 남녀북남 커플을 통해 언어, 관습, 습관 등을 코믹하게 묘사했다. 관객은 티격태격하는 이들의 갈등 과정을 보면서 남과 북이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남남북녀 커플인 민혁, 명숙과 남녀북남 커플인 나연, 무성 커플이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다. 최성국 감독 제공
남남북녀 커플인 민혁, 명숙과 남녀북남 커플인 나연, 무성 커플이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다. 최성국 감독 제공
북한 말씨가 생생한 명숙씨에게 리허설이 끝난 뒤 탈북민이냐고 물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배우 홍지연입네다.” 출연진은 모두 리허설을 거쳐 선발한 남한 배우다. 이들은 희곡을 통해 먼저 남북민이 겪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한 뒤 연기했다고 한다.

연극 대사가 생생한 것은 희곡을 공동집필한 최성국 감독과 충남하나센터 북한이탈주민들의 실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지난 2010년 남한으로 온 탈북민으로, 북한에서 남북합작만화 ‘뽀로로’ 제작에 참여한 영화인이다.

최 감독은 “남북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인식의 차이가 크다. 이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문화를 통해 공감하는 것이다. 문화공감 ‘남북커플 회담’이 한반도에서 널리 공연돼 남북의 인식 차를 극복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극을 지원한 충남도와 충남하나센터는 교사·학교, 시·군을 대상으로 순회공연을 추진하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는 충남’을 위한 정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도가 지난해 북한이탈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실태 조사에서 ‘탈북민이라서 차별을 받았다’는 응답이 3.14점(5점 만점)이었다. 이들은 직장·학교·단체(3.04점)와 이웃·친구(2.19점)에게서 차별받았고, 탈북민 자녀(2.66점)라서 다른 외국인보다 더 차별(2.15점)받았다고 답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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