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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힘냈으면…중학생들이 만든 ‘동네 맛집 대동여지도’

등록 2021-11-04 20:46수정 2021-11-04 21:25

대전 신탄진중 학생들 지역식당 일일이 검증 89곳 소개
“지역경제 살아났으면” 바람에…격려·인쇄 지원 쇄도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앞줄 가운데)이 4일 오전 신탄진중 1학년1반을 찾아가 보급용 ‘맛집지도’ 제작을 약속하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앞줄 가운데)이 4일 오전 신탄진중 1학년1반을 찾아가 보급용 ‘맛집지도’ 제작을 약속하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신탄진의 음식점 맛집지도를 만들었어요. 침체한 지역경제가 살아나길 바랍니다.”

4일 오전 대전 신탄진중학교(교장 이재홍) 1학년1반 학생들은 교실을 찾은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 ‘우리동네 맛집지도’를 선물했다. 설 교육감은 “뜻이 갸륵하다. 뜻이 지역사회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맛집지도 1천부 제작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설 교육감에게 전달한 학생들이 만든 맛집지도는 24쪽 규모로, 신탄진으로 불리는 대전 대덕구 석봉·덕암·신탄진·목상·상서·평촌동의 또래들이 좋아하는 돈가스와 국수 등 양식·분식집은 물론 어른들이 선호하는 해장국, 백반, 고깃집, 장어구이집 등 89곳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맛집지도는 약도 위에 가게이름이 붙은 건물 아이콘을 그려 넣어 위치를 표기한 뒤 별도의 상자에 상호, 전화번호, 맛집 선정이유, 추천메뉴 등을 표기했다. 예컨대 석봉·목상동 맛집지도의 ②ㅂ해장국은 가성비와 서비스가 우수한 집으로 해장국과 등뼈찜이 추천메뉴다. 신탄진동 ⑦ㅇ연탄구이는 곱창을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집, ⑩ㄷ국밥집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이 지도 제작에 나선 것은 지난봄부터다. 이 학교의 ‘창의인재성장학교’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반 학생 31명과 윤현식 담임교사가 코로나19로 침체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활동을 하기로 정한 뒤 ‘맛집지도-위대한 도전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

먼저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모둠을 꾸렸다. 선정기준은 △학교에서 가까운 곳 △가성비가 좋은 곳 △양이 푸짐한 곳 △친절한 곳 △가격이 저렴한 곳 △음식에 정성을 다한 곳 △프랜차이즈가 아닌 숨겨진 맛집 등 7가지였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방과 후, 주말 등에 틈틈이 식당을 방문해 맛과 분위기, 서비스 등을 직접 확인해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웃 어른들이 자주 찾거나 추천하는 식당은 아빠·엄마와 함께 들러 맛보면서 맛집지도를 완성했다.

대전 신탄진중 1학년1반 학생들이 만든 ‘우리동네 맛집지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자영업자 등에게 힘이 되려고 제작했다.
대전 신탄진중 1학년1반 학생들이 만든 ‘우리동네 맛집지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자영업자 등에게 힘이 되려고 제작했다.

‘맛집지도를 어떻게 많은 사람에게 알릴까’ 고민하던 학생들은 각계각층에 손편지를 써 보냈다. 손편지를 받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답장을 보내 아이들의 노력에 격려와 박수를 보냈고, 설동호 교육감은 직접 방문해 인쇄비 지원을 약속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구청 누리집에 맛집지도를 소개하기로 했다. 윤현식 교사는 “아이들이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공동 가치를 위해 맛집지도를 만들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법을 배웠다. 아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아 마을과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기회도 됐다”고 말했다.

석봉·목상동 ②ㅂ해장국을 운영하는 양회창 사장은 “학생들이 이런 지도를 만들었다니 기특하다. 그동안 어려웠는데 장사가 정말 잘 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지도는 해당 식당들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후기에서 “뿌듯하다”, “이웃을 돕는 것 같아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 같다”, “맛집지도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서일우군은 “맛집지도를 만들면서 보람과 재미를 느꼈다. 장관님과 교육감님, 구청장님, 지역 어른분들이 격려해주셔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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