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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사비백제 시대 12각 다층 건물터 발굴

등록 2021-11-23 14:19수정 2021-11-23 15:19

세종시 전의면 이성산성에서…국가 의례용 건물 추정
세종시 이성산성에서 사비백제시대 12각다층 건물터가 온전한 형태로 발굴됐다. 백제시대 다각다층 건물터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세종시 이성산성에서 사비백제시대 12각다층 건물터가 온전한 형태로 발굴됐다. 백제시대 다각다층 건물터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세종시 전의면 이성산성(세종시 기념물 제4호)에서 사비백제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2각 다층구조 건물터가 발굴됐다. 백제시대 다각다층 건물터가 확인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세종시와 한성문화재연구원은 23일 오후 세종시 전의면 송성리 이성산성 발굴 현장에서 학술자문회를 열어 산성안 계단식 평탄지 1단에서 12각 다층구조 건물터를 온전한 형태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터는 중앙에 초석 12개가 네모 반듯하게 놓여 있고, 바깥쪽으로 초석을 30도마다 각을 맞춰 3열씩 배치해 12각을 만들었다. 가운데 공간의 중심 바닥에는 열 십(+)자, 다시 바깥쪽으로는 가위표(×)로 홈이 파여져 있다.

발굴팀은 “초석으로 보면 건물은 2층 이상의 다층 구조로, 1층은 12각, 2층 이상은 정사각형의 네모 반듯한 형태였을 것이다. 12각 건물터는 하남 위례성과 공주 공산성에서 발굴됐으나 모두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백제시대의 12각 다층 건물터는 국내에서 발견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발굴팀은 이 건물터를 사비백제시대로 추정하는 이유로 백제가 석성을 축조한 시기를 서기 621년으로 보는데 이성산성은 석성이고, 건물터에서 연꽃무늬 백제수막새, 당나라 개원통보 등 7세기 유물들이 발견된 점을 들었다.

이성산성의 계단식 평탄지 전경, 1단은 다각다층 건물터, 2단과 4단은 건물터, 3단은 점토 배수시설(왼쪽부터)이 배치됐다.
이성산성의 계단식 평탄지 전경, 1단은 다각다층 건물터, 2단과 4단은 건물터, 3단은 점토 배수시설(왼쪽부터)이 배치됐다.

계단식 평탄지는 모두 4단으로, 1단은 다각다층 건물터, 2단과 4단에서는 네모 반듯한 초석 건물터, 3단에서는 점토배수시설이 각각 확인됐다. 이성산성의 동벽에서 확인된 차수벽과 집수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차수벽은 빗물이나 지하수 등 유수로부터 시설을 보호하는 장치다. 이성산성은 석축 안쪽에 차수벽을 두고 다시 집수시설이 조성됐다. 또 성벽에서 집수시설의 물을 배수하는 수문 2곳도 확인됐다. 고대 산성에서 차수벽과 집수시설이 각각 설치된 경우는 있으나 함께 설치해 배수시설을 고도화한 사례는 이성산성이 처음이라고 발굴팀은 덧붙였다.

김정기 세종시 관광문화재과 연구관은 “신라는 거점에 성을 쌓았고, 백제는 주요 교통로에 축성을 했다. 이성산성은 둘레가 486m에 불과하지만 운주산성, 금성산성, 증토산성, 고려산성, 작성산성 등 북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고대 교통로의 중심에 있다”며 “이성산성은 평탄지를 4단으로 조성한 뒤 다각다층 건물 등을 배치했고, 성안 유수시설이 고도화돼 있는 등 다른 백제시대 산성과 다른 점이 많다. 이성산성은 위계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고 국가적인 의례를 치르는 장소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세종시는 새해에 다각다층 건물터에 대한 집중 연구와 집수시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남벽 일대에서 추가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세종시와 한성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이성산성에서 시굴에 이어 지난 6월부터 성안 발굴조사를 벌였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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