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격리 병상을 점검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24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857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가운데 대전·충남·세종에서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충북은 124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비대면 의료기관·병상·전담 약국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전은 24일 자정까지 22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그동안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2월7일 185명보다 41명 많은 것이다. 시 방역당국의 집계를 보면, 동구의 노인전문병원에서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38명이 됐다. 또 유성의 한 어린이집에서 23일 1명, 24일 원아 17명과 교사 5명이 확진됐고, 유성의 한 유치원에서도 같은 기간 원아 5명과 교사 1, 원아 가족 1명 등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중구 유치원은 24일 원아 6명과 가족 2명이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원아 16명 등 모두 18명이 됐다. 대전시교육청 집단확진은 2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교육청 공무원 17명, 가족 9명 등 26명으로 늘었다.
대전시의 지난 한달간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부터 발생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오미크론 감염자는 39명이 추가되면서 지난해 12월21일 이후 누적 581명으로 늘었다. 또 지난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확진자 870명 가운데 38.5%(335명)이 오미크론 감염자였다. 최영길 대전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전국 50.3%보다 낮지만 민간기업에 의뢰해 운영하는 선별진료소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는 전국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 방역당국은 하루 확진자 400명 상황에 대비해 재택치료자 지원을 위한 보건소 전담 인력을 46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고 관리의료기관과 지정약국도 이달 말까지 10곳에서 12곳, 15곳에서 17곳으로 각각 확대할 방침이다. 재택치료자 비대면 진료기관을 한국병원 1곳에서 유성구에 1곳을 더 추가해 지정하고 한국병원은 동·중부권, 유성의 병원은 서·남부권 환자를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개인 감염병 병상은 351개에서 544개로 늘린다. 시 방역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 병상 555개를 합하면 격리치료를 위한 병상을 1천개 이상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아산시 제공
충남도도 24일 자정까지 역대 최다인 311명이 코로나19에 신규 확진됐다고 밝혔다. 도 방역당국이 집계한 감염 현황을 보면, 지표환자와 접촉한 엔(n)차 감염자가 173명, 다른 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감염자가 53명, 서산 복지시설과 관련해 17명, 당진 요양병원에서 4명 등이었다. 충남은 17일 105명에서 18일 183명, 19일 217명, 20일 193명, 21일 200명, 22일 207명, 23일 265명 등 지난 일주일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감염률은 지난해 12월21일부터 검사한 153명 가운데 45.0%(69명)를 차지했다. 도는 확진자 가운데 일정한 비율로 표본조사를 한 것이 아니어서 참고자료이며, 실제 오미크론이 차지하는 비율은 50~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시 역시 24일 자정까지 역대 가장 많은 69명이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2578명이다.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집단감염과 관련해 이날 보건복지부 공무원 10명과 가족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31명이 됐다. 세종시가 표본 조사한 바이러스 유형별 검사에서는 70건 가운데 60.0%인 42건이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나타났다. 세종시의 중증 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53개 가운데 11개를 사용해 가동률은 20.7%다. 시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을 개인 의원으로 확대하고, 중증 환자 전담 병상 10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오미크론 확산 대책을 마련했지만 설 연휴에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우려가 크다. 당분간 만남을 자제하고 마스크 쓰기 및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호소했다.
충북은 24일 하루 동안 124명이 확진됐다. 25일 오후 3시까지 청주 103명 등 162명이 확진하는 등 확산 세가 가파르다. 충북은 지난 19일 역대 최다인 176명이 확진된 터라 역대 최다 확진을 뛰어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충북은 공공기관 확진이 눈에 띈다. 25일 오전 충북도청 직원 1명이 확진하면서, 이 직원이 근무하는 2층과 3층을 폐쇄하고 다른 직원 116명의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22일 이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증평은 이날 오후 4시까지 4명이 추가 확진하면서 누적 29명으로 늘었다. 증평군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벌이고 있다. 괴산에선 보건소 직원 4명이 확진됐으며, 청주·충주시청 직원도 확진됐다.
송인걸·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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