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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서 보내온 추억 유물 150점

등록 2022-02-22 13:23수정 2022-02-22 13:37

논산 황화초 3월 폐교 앞두고 생활유물 기증
충남역사문화연 “흔해 보전 안된 귀한 사료”
논산 황화초가 다음 달 폐교를 앞두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한 생활유물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논산 황화초가 다음 달 폐교를 앞두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한 생활유물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논산 황화초등학교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 고내3리에서 1930년 5월5일 황화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지난해 12월29일 89회 졸업식이 열렸다. 6학년 11명이 졸업해 이 학교 동창생은 8269명이 됐다.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이었다. 남은 학생 17명과 유치원생 5명은 연무초등학교로 전학했고, 교원들도 지난주 발령받아 여러 학교로 떠났다.

22일 학교는 행정실 직원 4명이 남았다. 이들도 23일 발령을 앞두고 있다.

이영숙 주무관은 “우리 학교는 교목인 아름드리 소나무, 학교 꽃인 키 큰 목련나무 사이로 2층 본관과 유치원동, 급식동이 어우러져 있다”며 “오랜 역사가 있지만, 학령인구가 줄고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이 큰 학교에서 또래들과 어울리기를 바라 폐교 결정이 났다”고 전했다.

폐교를 앞두고 이 학교는 최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유물을 기증했다. 기증 유물은 본관 중앙계단 유리장 4개에 전시돼 있던 갓, 의복, 제기, 솔, 도자기, 사발 등 150여점이다. 기증자들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것으로 미뤄 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하려고 오랫동안 재학생과 졸업생, 지역사회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논산 황화초가 교육용으로 보유하다 최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한 조선시대~근대기 생활 유물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논산 황화초가 교육용으로 보유하다 최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한 조선시대~근대기 생활 유물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유물 가운데는 동네에서 구매해 보관하며 주민 혼사가 있으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용 전통 혼례복, 베틀과 관련 부품, 비녀와 뒤꽂이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패랭이라는 설명이 붙은 유물은 가죽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유물은 주둥이 깨진 주병 도자기, 짚신을 만들던 나무틀, 지체 높은 집 지붕에 얹혀졌던 기와 등 다양하다. 일제강점기, 구한말, 조선시대에 주로 서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유물들이다. 토기는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박물관운영부 박사는 “예전에는 너무 흔해서 관심 두지 않던 유물들이 지금은 구할 수 없어 소중해졌다. 황화초 기증 유물은 바로 이런 흔하지만 구할 수 없는 사료들”이라며 “학교에서 ‘학교는 문 닫아도 역사와 유물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며 기증 의사를 밝혔다. 분야별 전문가들의 감정을 거쳐 보전 방안을 마련하고 연말에 기증식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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