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천역~원산도를 운행하는 보령시내버스가 보령해저터널 구간을 지나 저두마을로 향하고 있다. 보령시 제공
“인자 저두도 육지가 됐어유. 대천버스가 댕겨유.”
충남 보령시 원산도에 자리 잡은 저두마을 사람들은 버스가 다니고서야 육지가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11월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길이 6927m)이 뚫리면서 물리적으로는 저두마을도 육지가 됐지만 보령시내로 나가려면 여전히 여객선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터널 개통 뒤 원산도에 버스가 들어왔지만 저두마을은 진입로가 좁다는 이유로 정차하지 않았다.
지난 2일부터 대천여객이 운영하는 ‘102번 버스’에 저두마을 주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까닭이다. 3일 오전 만난 저두마을 주민들은 “막힌 속이 뻥 뚫렸다. 조만간 떡을 해 버스에 태우려고 한다”며 웃음을 한껏 지었다. “노선버스 개통을 기념해 떡을 해 승객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주민들은 “버스회사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102번 버스는 오전 9시15분, 11시45분, 오후 3시, 5시20분에 보령종합터미널을 출발해 대천역~저두~선촌항~초전항을 오간다. 초전항에서는 오전 10시30분, 오후 1시, 오후 4시15분, 오후6시30분에 출발한다. 저두마을 주민들은 이 버스를 타고 기존 원산도 버스로 갈아탈 수도 있다. 원산도 버스(오전 6시30분 첫차)는 옛 대천역, 해안도로, 대천항, 선촌항에 정차하고 대천항으로 가는 버스는 선촌항을 출발(첫차 오전 7시15분)해 종합터미널, 대천역, 대천해수욕장에 정차한다.
고효열 보령 부시장은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고 서둘러 원산도 시내버스 노선 등을 조정했다. 내년에는 저두마을 진입로 확장공사를 해 차량이 교행해도 안전한 노선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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