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가 최근 충남 당진 버그내순례길의 종착지인 신리성지에 문 연 ‘치타 누오바’, 순례자·관광객을 위한 문화 쉼터 구실을 하게 된다. 당진시 제공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불리는 충남 당진 버그내순례길의 종착지인 신리성지에 순례자·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문화 쉼터가 문 열었다.
천주교 대전교구 신리성지는 성지 안의 옛 양곡 창고를 고쳐 순례객과 주민, 관광객을 위한 쉼터와 미술관, 카페 기능을 갖춘 ‘치타 누오바’를 개관했다고 3일 밝혔다. 치타 누오바(Citta Nuova)는 이탈리아어로 새로운 도시라는 뜻으로 성지 이름인 신리와도 같은 의미다. 옛 창곡 창고는 오랫동안 비어있던 것을 2010년께 신리성지가 사들였다
당진시는 ‘치타 누오바’가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시작하는 ‘버그내순례길’(길이 13.3㎞)의 종착지에서 문 열어, 순례자·관광객의 문화 갈증을 풀어주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겸 신리성지 주임신부는 “신리성지는 역사적‧종교적으로 중요한 장소다. 치타 누오바가 종교를 넘어 많은 이들이 찾는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치타 누오바의 개관 시간은 오전 11~저녁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다.
한편 신리성지는 내포평야를 흐르는 삽교천의 상류에 있으며, 다블뤼 주교 은신처, 성인들의 경당, 순교자기념관, 순교미술관 등이 있다. 이곳은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되는 초기에 주민들이 교리를 받아들여 교우촌을 이뤄 천주교에서는 신앙의 못자리라고 부른다. 천주교계는 신리 주민들이 포구·간척지·월경지라는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과 차별받는 삶을 살다 ‘평등과 나눔’ 정신에 동조해 천주교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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