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 산학협력단은 2일 논산에서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 덩굴을 고압 살수 방식으로 방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충남도 제공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을 퇴치하고 토종식물은 보호하는 방제법이 선보였다. 가시박은 박과 식물의 일종으로 북미가 원산지다. 번식력이 강해 주변 식목을 고사시키는 등 환경에 해를 끼쳐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충남도와 한경대 산학협력단은 2일 논산시 탑정저수지에서 가시박 방제장비 시연회를 열었다. 한경대 산학협력단이 개발한 가시박 방제장비는 물통, 고압펌프, 호스, 분사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고압(150bar)의 물을 분사해 가시박 덩굴줄기를 잘라 가시박을 고사시킨다. 물통은 800ℓ~2t 크기로, 방제장비를 1~2.5톤 화물 차량에 장착하고 이동하면서 가시박 덩굴을 제거할 수 있다.
이 장비는 가시박 덩굴이 토종식물 줄기보다 가늘고, 덩굴은 위에서 아래로 가해지는 압력에 약한 점에 착안해 개발된 까닭에 토종식물엔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개발팀의 설명이다. 예초기로 깎거나 굴삭기 등으로 흙을 뒤집고, 경사가 심한 지형에는 인력이 투입돼 낫으로 제거하던 방식 등에 견줘 작업 속도는 5배 이상 높이면서도 비용은 8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고압 살수 방식의 가시박 제거 시연회가 2일 충남 논산에서 열렸다. 충남도 제공
한경대 산학협력단은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외래식물 퇴치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해부터 이 대학 사업단과 생태계 교란 식물 퇴치 방안을 협력해 왔다. 고완배 충남도 생태환경팀장은 “전국에서 해마다 가시박 제거사업을 하고 있으나 예취·굴취 등 방법에 의존해 성과가 미흡해 방제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번에 선보인 고압 살수 방제 기술을 활용하면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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