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이 지난 7일 세종시의 한 민간정원주에게 토종 자생식물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토종 자생식물을 키우는 민간정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섬갯쑥부쟁이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전하는 전령이 되길 바랍니다.”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지난 7일 세종시에서 정원을 가꾸는 한 가정에 토종 자생식물들을 선물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이달 중순까지 전국 민간정원 58곳에 토종 자생식물 3만본을 무료로 보급한다. 이 사업은 자생식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보급하는 자생식물은 섬갯쑥부쟁이, 금꿩의다리, 숫잔대, 털부처꽃, 부산꼬리풀 등 다섯종으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에서 키웠다. 섬갯쑥부쟁이는 국화목으로 여름~가을에 향이 좋은 연보라색 꽃을 피운다. 흔히 들국화로 불린다. 금꿩의다리는 꿩의 다리를 닮은 마디에 퇴화한 꽃잎 대신 대신 노란색 수술이 다발을 이뤄 이름 붙여졌다.
백두대간수목원을 찾은 한 가족이 야생화 언덕의 털부처꽃 군락지를 산책하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숫잔대는 초롱꽃목으로 물을 좋아하며 50~100㎝ 정도 자라고 보라색 꽃을 피운다. 털부처꽃은 곧은줄기에 털이 많고 작은 홍자색 꽃을 피운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최근 연한 분홍색 꽃이 피는 털부처꽃 신품종을 발굴해 품종보호 출원을 하기도 했다. 부산꼬리풀은 해안가에서 20~30㎝ 크기로 군락을 이루며 잔잔한 보라색 꽃이 아름답다.
한수정은 민간정원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정원 전문가과 함께 현장 컨설팅, 민간정원 현판 달아주기 등 민간정원 활성화 사업도 펼쳐왔다. 류광수 이사장은 “보급하는 자생식물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라고 꽃이 좋아 보기도 아름답다”며 “이 사업이 코로나19와 태풍 등으로 피해를 본 민간정원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잉여 식물자원을 민간정원에 보급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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